1980년 5·18 당시에 전남대병원으로 몰려든 환자들의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인 정형외과 문은선 교수(60세)가 그로부터 딱 31년 후인 지난 19일 자신의 각막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문 교수는 지난 11일 아침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회복되지 못하고 전남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19일 숨졌다.

가족들은 평소 회생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장기를 기증해 달라는 문 교수의 유지에 따라 모든 장기를 기증키로 결정했으나, 상태가 좋지 않아 각막기증만 하게 됐다.

문 교수는 1976년 전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4년부터 27년간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수부 및 견 주관절 질환 및 외상 분야에서 진료와 연구, 그리고 후진들에 대한 교육을 수행했다.

특히 1980년 정형외과 레지던트 4년차로 치료 현장에서 5·18의 참상을 목격하고 분개하면서도 부상당한 환자의 치료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산 증인이기도 하다.

송은규 전남대병원장은 “평소에 후배들에게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문 교수가 세상을 떠나면서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눠주고 떠났다”며 “그 분의 뜻을 높게 기려 바람직한 ‘나눔의 사회’가 조성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교수의 시신은 전남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영결식은 23일 전남대 의과대학장으로 의과대학 명학회관 대강당에서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