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충북 단양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최수진(16)양이 지난달 22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간경화를 앓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70%를 떼어줬다.

이들 부녀는 10시간의 수술을 견뎌냈으며 수술도 성공적으로 이뤄져 회복을 마치고 최근 퇴원해 고향 단양으로 내려왔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단란하던 최양 가족에게 불행한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3월 중순의 일이었다.

직장에서 퇴근해 심한 피로감을 느낀 아버지가 제천의 한 병원에 입원했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서울의 큰 병원으로 다시 옮겼고 간경화에 위독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최양은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아 아버지의 심각한 상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휴일을 맞아 단양의 아버지 친구와 함께 아버지가 입원한 서울의 병원을 찾았다가 병을 치료하려면 간이식 수술이 필요하다는 가족들의 대화를 들은 최양은 머뭇거림 없이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겠다고 나섰다.

어머니와 친오빠(20)는 이식 가능성 검사에서 조건이 맞지 않았고, 가족 중에서는 작은아버지와 최양의 간 조직과 아버지가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져 수술대에 올랐다.

최양은 "아버지를 위해 자식 된 도리를 한다는 생각으로 수술을 결심했다"면서 "제가 세상에 태어나서 성장하는 동안 모든 것을 다 주신 아버지께 저의 몸 일부를 드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의사가 꿈인 최양은 "아버지와 나를 수술해준 의사 선생님들이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친절하게 돌봐주셨다"면서 "공부를 열심히 해 사랑의 인술을 펼치는 훌륭한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담임 신윤희(28.여)씨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수진이의 효심이 참 기특하다"면서 "수진이가 수술 후 1개월여 만에 오늘 등교를 했는데, 적응을 위해 교사와 학생들이 옆에서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