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황톳길을 맨발로 걷다보면 머리 속이 저절로 비워집니다. 머리를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지요" 지난 9일 대전 대덕구 계족산 황톳길에서 만난 ㈜선양 조웅래(52) 회장은 '맨발걷기 전도사'로 통한다. 그는 매달 두번씩 계족산 황톳길 숲속에서 열고있는 회사 임원회의를 마치고 오는 길이었다.
조 회장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이 곳을 찾아 혼자서 생각에 빠집니다. 많은 시민들도 이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계족산 황톳길을 소통의 공간입니다"라고 말했다.
단돈 2천만원으로 시작해 휴대전화 컬러링(700-5425) 사업으로 성공 신화를 일으킨 조 회장은 벤처기업가 1세대로, 2004년 대전충남 소주제조업체인 ㈜선양을 인수했다.
2006년부터는 계족산에 황톳길을 만들고 맨발 마라톤대회를 여는 등 계족산 일대를 새로운 건강, 휴양 문화 특구로 발굴해냈다.
그는 "출발은 제가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배려에서 시작됐다"며 "2006년 4월 어느날 우연히 신발을 벗고 계족산 숲길을 걷게 됐는 데, 그날 몸이 후끈해지면 잠도 푹잤다. 이 일을 계기로 맨발로 걷는 황톳길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보통 신발을 벗지 못하는 이유가 남들의 시선과 상처가 나지 않을까하는 두 가지인데, 황톳길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맨발로 걸으면 아프지도 않고 시선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며 "계족산은 특히 길도 넓고 그늘도 많아 걷기가 편하면서 산책하기 아름다운 곳이다"고 덧붙였다.
맨발걷기의 효과에 대한 예찬론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우선 술을 깨는 데 맨발걷기만큼 좋은 게 없다. 소화가 잘되는 것은 물론 혈액순환, 피부 등에 좋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산림욕까지 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을 맑게 한다. '에코 힐링' 즉 자연속의 치유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3∼15일 열리는 '계족산 맨발축제'를 위해 올해 900여t의 황토를 새로 깔았다. 올 축제에서는 특히 국내외 30여명의 설치미술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설치미술제'도 처음 열린다.
조 회장은 "그동안 회사 중심으로 해왔던 것을 대전시와 각계 대표가 참여하는 조직위원회를 만들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며 "국제 설치미술제에는 자연을 주제로한 작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그에게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회사 인수 당수부터 있어왔던 회사 매각설 등이 지난해 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회사매각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성과를 금방 내기보다는 길게 호흡하면서 꾸준하게 진정성을 가지고 가려했다"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기업은 많지 않은데, 꾸준히 노력하다보니 회사에 대해 믿음을 가져 주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규모에 비해 지역에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게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최대한 부응할 수 있도록 작은 부분이라도 신경쓰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의 한계를 탈피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도 풀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들이 안하는 것, 새로운 것을 시작해 결실을 봤다. 경험이 큰 자산이다. 긍정의 힘이다"라며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경영 철학을 밝혔다.
조웅래 회장은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껴야 자랑할 수 있다. 주변을 보면 소중하고 가치있는 게 많다. 계족산 황톳길도 그 하나다. 잘 가꿔놓은 공간을 보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했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전국으로 계족산을 널리 알리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