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건강도 제가 지켜야죠"
2011년 05월 03일 15시 24분 입력

▲육군 일병 이승준(20)씨가 생체신장이식 수술을 하루 앞둔 3일 카네이션을 가슴에 단 아버지 이창희 씨, 의료진 등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어버이날을 나흘 앞두고 군인 아들이 만성신부전으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해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조재원)는 4일 오전, 강원도 삼척시 소재 육군 제1902 부대에서 현역 육군 사병으로 복무중인 이승준(20) 씨가 만성신부전으로 투병중인 아버지 이창희(41, 서울 응암동) 씨에게 한쪽 신장을 기증하는 ‘부자(父子)간 생체 신장이식수술’ 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이창희 씨는 지난 1998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사구체신염’ 을 진단받은 후 상황이 점점 나빠져 2008년부터는 매일 복막투석을 해야만 하는 힘든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건물관리업에 종사하며 넉넉지 않은 생활을 했지만, 믿음직한 가장이었고, 가족들의 버팀목이었던 이 씨의 건강상태는 가족들과의 바람과 달리 점점 악화돼 신장이식 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 만큼 나빠졌다.

 

장기 이식을 위한 가족들의 검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어머니는 신장기증 가능여부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여동생(15)은 연령제한에 걸렸다. 장기기증을 하기 위해서는 만 16세 이상이어야 한다.  

 

다행히도 아들 승준 씨는 1~2차에 걸친 신장기증 가능여부 검사결과, 이식 적합 판정이 났다. 마침내 4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 김성주-이규성교수팀의 집도로 승준 씨의 한쪽 신장이 아버지에게 이식되는 생체 신장이식수술이 진행된다.  

 

수술을 하루 앞둔 3일 아버지 이 씨는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보탬이 되지 못하고 짐이 된 것 같다" 며 애써 눈물을 참았다. 이어 "빨리 건강하게 퇴원해서 가족들에게 예전과 같이 떳떳한 가장이 되겠다" 며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들 승준 일병은 “나라 지키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버지께 가족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라며 "우린 둘도 아닌 한가족”이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성주 이식외과장은 “신장이식수술을 하다보면 여러 사례를 보게 되지만, 이번 경우는 어버이날을 앞둔 상황이라 더욱 특별한 가족 사랑을 보는 것 같다” 며 “두 사람 모두 성공적으로 이식수술이 끝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