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 주워 이웃돕는 70대 장애인
2011년 04월 18일 14시 00분 입력

“나보다 못한 이웃을 돕다는 건 정말 큰 행복입니다. 돈으로는 절대로 살 수가 없지요”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로부터 생활비를 지원받아 어렵게 생활하는 70대 지체장애인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폐지 등을 모아 마련한 돈으로 자신보다 못한 이웃을 돕고 있어 훈훈한 화제다.

 

 

주인공은 충북 옥천군 청산면 교평리 이기태(70)씨.

 

젊은시절 방앗간에서 일을 하다가 양손 손가락 2개씩을 잃고 4급 장애인이 된 이씨는 이듬해 땔감을 구하러 산에 올랐다가 낭떠러지에서 굴러 떨어져 다리뼈 등이 으스러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당시 ‘힘을 내라’는 격려와 함께 쌀과 반찬, 옷가지 등을 가져다주는 이웃의 손길이 눈물 날 정도로 고마웠다”라고 회고하는 이씨는 그때부터 자신보다 못한 이웃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건강을 회복한 뒤 손수레를 끌고 폐지과 고철 등을 수집하기 시작한 이씨는 몇 년 뒤 집 옆 공터에 ‘희망고물상’을 차려 운영하면서 수익금의 일정액을 불우이웃과 나누고 있다.

 

그가 매일 5~6시간씩 발품을 팔아 수집하는 폐지와 고철은 4~5㎏.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을 해야 겨우 10만~20만원을 손에 쥐는 정도다.

 

그러나 그는 연말이면 어김없이 청산면 내 혼자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22명을 찾아 라면 1상자씩을 전달한다.

 

고물상을 차린 뒤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실천하는 연례행사다.

 

또 틈이나면 보건소 이동목욕차를 따라나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찾아 목욕봉사도 한다.

 

이씨는 “10여년전부터 심부전증을 앓는 아내를 보면서 돌봐주는 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목욕봉사를 시작했다”면서 “비록 몸은 힘들지만 누군가를 돕고 있으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어려울 때 이웃들의 위로와 격려가 큰 힘이 됐듯이 나보다 못한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면서 “희망고물상이라는 상호에도 이 같은 뜻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옥천군은 제3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일 이씨에게 군수표창을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