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어 남발하다가 목소리 건강 망친다?
2016년 06월 10일 13시 19분 입력

[왓처데일리] 최근 외계어를 컨셉으로 잡은 한 소셜커머스 캠페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모델핏을 보고 옷을 골랐는데 망했다는 불평을 ‘모뒐퓟보코옱콜랐는데망햁’으로 발음하고 글로 표현한 것이다. 이와 같이 억지 발음으로 이루어진 유행어를 재미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습관적으로 쓰다 보면 목소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빻았다(못생겼다)’이나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 ‘빼빡캔트(빼도박도+못한다의 의미인 can’t)’ 등 발음하기도 어려운 신조어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과거에는 신조어나 유행어를 10~20대가 즐겨 썼다면 최근에는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한 디지털미디어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30~40대 이상 혹은 어린 아이까지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국적불명의 외계어는 한국인의 기존 발음체계에는 없던 된소리를 사용하거나 억지 발음으로 이루어져 지속적으로 사용하다가는 음성질환이나 발음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최근 많이 사용하는 유행어처럼 부자연스러운 된소리 발음은 성대와 목 주변 근육을 과도하게 긴장시킨다”며 “이러한 긴장이 지속되면 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된소리나 억지 발음 유발하는 유행어, 목소리 질환 유발할 수도
 
과거에는 인터넷을 주로 활용하는 1020세대들 위주로 신조어와 유행어가 쓰였다면 최근에는 거의 전 연령층에게 노출돼 있고 거부감 없이 사용한다. 실제로 과거에 등장했던 ‘헐’이나 ‘쩐다’ 혹은 ‘빡친다’와 같은 정체불명의 표현들이 이제 연령대와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사과애오’, ‘아니애오’ 등 맞춤법에 맞지 않는 억지 발음을 하거나 ‘~해쪄’, ‘그래쪄’ 등 귀여움을 나타나기 위한 혀 짧은 소리도 문자나 채팅 등 텍스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실제 대화에서도 심심치 않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신조어나 유행어를 직접 말로 표현하다 보면 성대에 무리를 주거나 좋지 않은 발음 습관을 유발할 수 있다. 가령 ‘빻았다’나 ‘빡친다’와 같은 된소리 발음은 된소리를 시작하는 순간 성대의 발성 압력을 증가돼 성대 점막에 충격이 전해질 수 있다.


또 ‘헐~’이나 ‘대~박’ 등과 같은 표현도 과도한 호흡을 순간적으로 발성하는 경우로, 습관적으로 사용하게 될 경우 성대 근육을 긴장시키고 건조하게 만들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과 같은 성대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맞춤법에 맞지 않는 단어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니애오’, ‘그래쪄’와 같은 발음은 당장 음성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할 경우 성대와 목 주변 근육을 수축하게 만들어 목소리를 변하게 만들 수 있다. 더군다나 발음은 습관화되기 때문에 잘못된 발음이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행어 과사용 피하고 목소리 이상 시 검사 받아봐야


물론 위와 같은 유행어를 가끔 사용한다고 해서 당장 목소리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목소리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발성 습관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된소리 발음이나 억지 발음, 혀짧은 소리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이런 표현들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일상적인 대화 시 자신도 모르게 정확한 단어나 표현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머뭇거리게 되는 일종의 말더듬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이 같은 경우가 반복되면 결국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저해해 사회생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꼭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더라도 발음이나 표현에 문제가 느껴진다면 전문가와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목소리 질환은 재발할 가능성도 높고 만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보통 목소리 질환은 성대 검사와 발성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한 후 증상의 정도에 따라 음성언어치료나 주사 시술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안철민 원장은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려면 평소 말하는 습관뿐만 아니라 목 관리도 중요하다”며 “물을 자주 마셔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목 주변을 손으로 쓸어주는 목 근육 마사지도 도움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