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현재 CTP(Child-Turcotte-Pugh)점수를 이용해 뇌사자의 간을 배분하고 있다. CTP 점수란 이식 대기자의 간성 뇌증, 복수, 각종 간 기능 혈액 검사 수치를 크게 세 등급으로 나눈 뒤 합산한 값이다. 뇌사자 간이식 대기자들은 CTP점수와 임상 상황을 종합하여 크게 응급도1, 응급도2, 응급도3, 응급도7 순으로 나뉜다.
응급도1은 일주일 이내에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사망이 예상되는 초 응급 상황이다. 응급도2는 응급도1 보다 덜 위중한 상태이다. 뇌사 기증자의 간은 응급도 순으로 배분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간이식 대기자의 위급한 정도를 나누는데 한계가 있다. CTP 점수의 요소 중 복수(Ascites)와 간성뇌증(encephalopathy)에 대한 평가는 의료진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또한 한 등급에 포함되는 대기자의 범위가 넓어 환자의 위급한 정도를 세분화하기 어렵다. 동일 등급 내에서는 등록대기시간, 뇌사자 발굴기관 인센티브 등 비의학적인 요소들에 의해 배분 순서가 정해진다.
MELD 점수란 간의 기능을 나타내는 혈청크레아티닌과 혈액응고시간, 빌리루빈 수치를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만든 점수이다. [보충설명 3] 점수가 높을수록 간 기능이 나쁘다. 객관적인 혈액 검사 수치만 반영하므로 의료진의 주관적 판단 없이 이식 대기자의 중증도를 정확히 나눌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간이식 팀은 2008년 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서울대병원에 등록된 간이식 대기자 788명을 대상으로 CTP와 MELD 점수를 기준으로 중증도를 나누고 각 군의 이식 대기 등록 후 6 개월 생존율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MELD가 CTP보다 대기자의 생존율을 좀 더 명확히 구별했다.
응급도1 대기자라도 MELD가 24점 미만이면 3개월 생존율이 93%인 반면, 31점 이상이면 35%로 나타났다.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일주일 이내 사망이 예상 되는 응급도1에서 MELD가 24점 미만 대기자의 3개월 생존율이 93%인 것은 현재 시스템에서는 뇌사자의 간이 위중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우선 배분되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응급도2 대기자라도 MELD가 31점 이상이면 3개월 생존율은 48.2%로, 응급도1의 3개월 생존율 70.2%보다 훨씬 낮았다. 즉, 현재 시스템에서는 간이식이 시급히 필요한 사람들을 뇌사자의 간 배분 과정에서 소외시켰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광웅 교수는 “한정된 뇌사자의 소중한 간을 정의롭고 합리적으로 나누기 위해서는 위급한 대기자가 우선적으로 이식받을 수 있어야 한다.” 며 “CTP 점수에 따른 분류는 한계가 있으므로 MELD 점수에 의한 분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 고 말했다.
또한 “MELD시스템을 도입하려면, 간대기자 등록시스템을 새롭게 바꾸어야 하므로,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이식센터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MELD점수가 낮은 경우라도 뇌사자의 간 배분을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뇌사자의 간이식 수가 2010년 242건에서 2011년 313건, 2012년 363건으로 증가함에 따라 뇌사자의 간을 좀 더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