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성심, 햇살로 환자 치유 돕는다
2013년 05월 14일 09시 35분 입력

[왓처데일리] 좋은 건축은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더욱 연장하는 건축물이다. 현대의 건축물은 용도에 따라 구조와 설계가 달라지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짓고 사람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병원이지만 병원 건축의 정형화된 틀을 탈피하면서도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취해서다.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친환경병원에 대해 알아본다.

 

환자의 생체리듬까지 생각하는 병원

 

친환경병원이란 환자에게 최적의 치유환경을 제공하는 병원이다. 병원은 기능적인 부분이 극대화된 공간과, 환자에게 쾌적성을 제공하는 공간이 밀접하게 맞닿아있어 다양한 성능과 편의가 집대성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진료의 질, 치료의 질, 검사의 질, 요양과 환자서비스의 질에 대한 포괄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친환경병원의 목표다.

 

최근 친환경병원으로 알려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건축을 담당한 한림대학교의료원 일송재단 건설팀 반호준 계장은 “과거의 병원들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에 치중한 나머지 환경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친환경적 병원은 생태계의 부분으로써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체리듬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축 자재와 구조, 자연채광 등의 건축적 친환경 요소는 환자 개개인은 물론 지역사회의 환경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많은 병원들이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라며 환경을 생각하는 건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자연 채광과 태양광전지시스템의 친환경 병원

 

햇빛이 없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상상만으로도 답답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광에 노출되는 시간이 매우 적으며 생각보다 많은 건물들이 채광보다는 실용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어 전자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 화성시 석우동에 위치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햇살을 담은 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지면적 2만1877㎡(6618평) 건축연면적 9만8878㎡(2만9911평), 지하3층, 지상14층의 규모로, 공사비만 1440억원이 투입되었다. 2년간의 설계 과정과 2년 반 간의 건설 기간을 거쳐 지난 2012년 9월 완공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설계 단계부터 환경과 사람을 생각하며 진행되었다. 병원이 취해야할 핵심은 취하면서도 고정관념을 깼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이혜란 의료원장은 “기존의 병원들이 실용성에만 치중한 것에서 탈피해 실용성과 아름다움, 환경친화적인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은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더욱 빨리 건강해진다. 병원 안에 자연을 최대한 담을 수 있게 건설하도록 했다”며 녹색화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이러한 경영 방침에 따라 로이복층유리, 단열바, 친환경섬유질계 단열재, 자동회전문 설치 등의 에너지저감 요소를 적용하고 각종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해 무독성의 청정 실내공기질을 공급한다. 또한 폐열 회수, 빗물정수 재활용, 24시간 조명지역에 LED조명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탄소배출을 줄였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채택하는가 하면 자연채광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는 친환경 건물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친환경 건물이 환자의 회복에도 좋은 영향 미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자연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한옥의 구조와 그 모습이 매우 닮았다. 한옥의 장점은 건물을 둘러싼 정원과 함께 건물 내부에 정원을 품고 있어 환기와 자연 채광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병원 내부를 관통하는 창과 정원은 바깥으로 난 창과 더불어 진료실과 내부 모든 통로의 자연광 분포를 높이고 자연풍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인공조명 사용량을 줄여줌으로써 에너지 환경에 기여함과 동시에 환자의 정서와 회복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일조량이 부족한 계절이나 지역에 우울증, 불면증, 피부병 등의 환자가 많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내분비학자 마이츠 박사는 현대인들이 당뇨, 불임, 암, 갑상선암 등에 잘 걸리는 것도 햇빛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람이 필요한 햇빛은 하루에 1000럭스 정도라고 한다.

 

실제로 온종일 실내에서 지낼 경우 50~200럭스의 햇빛만을 접하게 되는데, 이조차 여러 가지 실내 환경으로 차단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자연광을 끌어들임으로써 에너지 절약과 쾌적한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햇살병원이라는 또 다른 별명마저 얻었다.

 

유사한 사례로는 일본 미시고베의료센터가 있다. 일반적인 병원의 병실이 창측에 배치된 병상에서만 직접적인 채광이 가능한 단점에 주목한 이 센터는, Alcove형태의 병동부 평면구성을 도입해 병실 내 모든 병상에 자연채광 및 환기가 가능하도록 개별 창문을 설치했다. 이 같은 차별화된 병실 치유환경이 알려져 많은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환경 정화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문을 연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마누엘곤살레스병원은 외부를 장식한 신소재 타일로 자동차 배기가스와 스모그를 흡수한다. 외벽 타일이 자외선을 받아 활성화되면 공기 중의 오염물질과 반응해 독성이 덜한 물질로 바꾸어 배출한다. 건물이 흡수한 질소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 아황산가스 등은 화학작용을 거쳐 질산칼슘이나 이산화탄소, 물 등으로 분해된다고 한다.

 

이동 거리를 줄이고 치유의 공간 만들어

 

이 밖에도 그동안 환자들이 병원을 찾으며 느껴왔던 미세한 불편함까지 해결하려 공을 들인 흔적이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병원 입구는 사방에서 모두 출입할 수 있도록 출입구가 건물의 3개면에 접해있다. 방문객과 환자들은 출구와 입구를 찾으려 헤매지 않고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더라도 외부로 나가거나 들어올 수 있다.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한 박영주(37, 동탄신도시 거주) 씨는 “보통 병원을 찾게 되면 입구를 찾기 위해 건물을 한 바퀴 도는 경우가 있잖아요. 몸이 아플 때는 한 걸음 더 걷는 것도 짜증나거든요. 어느 방향에서든지 출입구가 있다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네요”라고 말했다.

 

건물을 가로지르는 길이 99m, 좌우폭 10m의 T자형 통로는 각 진료과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더욱이 질환별 센터 운영은 물론, 해당 센터 내에서 접수와 진단, 진료와 수술, 수납까지 모두 가능한 시스템으로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기존 종합병원의 내부구조들이 답습하고 있는 1~2층 접수․수납 후 진료실 등으로 이동한다는 공식은 층을 오르내리며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는 큰 불편이 아닐 수 없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의 세심한 배려는 몸이 아픈 환자들과 심신이 지친 환자 가족들에게 빠른 치료와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또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의 저층부의 중정 2개소와 4층 옥상정원은 환자와 가족들에게 힐링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텍사스 A&M대학교에서 10년간 외과병동의 카르테를 통한 조사에 의하면, 창이 없는 병실의 환자보다 창밖에 숲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가 수술 후의 입원기간이 짧았고, 진통제 투여량이 적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일송재단 김극수 건설국장은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건축물의 대부분이 자연과 얼마나 어우러지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병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건설 단계에서 그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 병원은 사람과 자연이 서로 공존하며 치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제도들을 도입할 예정이다”며 병원 건설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밖에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의 친환경 경영은 건물 설계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 모두가 생활에서부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녹색화를 실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