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기관의 확충 여부보다는 보건소 진료기능의 확대가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공공의료기능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보건소에 진료기능이 확대된다면 그동안 의료계를 이끌어온 민간의료의 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예상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형보건소 도입, 야간휴일 클리닉, 보호자 없는 병원, 필수예방접종도입, 공공산후조리원, 고문피해자 요양원 등 공공의료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민주통합당 김용익 당선자는 서울시 보건소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4월, 대한공공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도시형 보건지소 확충’과 ‘야간휴일 클리닉 운영’ 등 공공의료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전했다.
김용익 당선자 역시 지난 9일 보라매병원이 마련한 ‘보라매 포럼’에 참석해 “서울시 내 보건소는 여전히 부족하기에 인구수 소득수준에 따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보건소 진료기능의 확대’를 우려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보건소를 활용해 공공의료기능을 확대한다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개원의들의 현실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의사회는 “보건복지부에서도 민간의료의 현실을 고려해 보건소의 기능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서울시가 보건소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것은 민간의료 체제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반발했다.
더불어 이미 야간휴일 클리닉은 민간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공공의료를 이용해 확대할 필요가 없으며, 필요하다면 민간과 공공이 협력하는 행태의 바우처제도를 도입하는 편이 현실적이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
서울시와 의료계가 가장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쟁점은 보건소의 진료권 확대 여부다. 최근 도입된 만성질환관리제의 경우만 해도 민간의료기관을 찾던 사람들이 보건소로 몰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의료계의 심각한 반대에 봉착하고 있다.
의료기관들의 불안감이 지속 제기됨에 따라 복지부 측에서 ‘의원급의료기관이 우려하는 쏠림 현상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까지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성창현 일차의료개선팀장은 “병원을 다니던 환자가 만성질환 관리를 강화한다고 보건소를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의료기관과의 신뢰를 깨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보건소 진료기능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복지부 임채민 장관 역시 “보건소 진료기능을 배제해 나갈 계획”이라며 “보건소는 진료가 아닌 지역민 건강증진사업에 주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공공의료의 확대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서울시와 민간의료의 위기를 우려하는 의료계, 그리고 보건소의 진료기능 축소를 도입하려는 복지부, 이 세가지 시각차이가 어떻게 좁혀질지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