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동양의학에서 이야기하는 ‘경락’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이에 대해 1960년대 김봉한은 한방 침술 치료의 효과를 설명하는 여러 가지 과학적 설명 중 특히 경락을 형성하는 새로운 해부학적 순환 체계(프리모 시스템)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경혈, 경락이 사람의 피부뿐 아니라 모든 동물의 전신에 그물처럼 퍼져 있으며 기존의 혈관계, 림프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순환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순환 체계에 관한 연구는 오랫동안 별로 주목 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2002년 이후 서울대학교 한의학물리 연구실은 한의학의 핵심인 경락의 실체를 규명하는 연구에 착수해 새로운 생체 영상 기법을 이용해 조직의 존재 및 기능에 관해 발전된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다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프리모 시스템(Primo란 생명의 가장 원초적이고 핵심이란 뜻에서 경락의 새로운 학술 명이다)의 줄기세포/재생의학 및 암과의 깊은 관련성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돌파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프리모(Primo)에 대한 실체 속속 드러나
지난 16일 개막된 제천 한방바이오엑스포의 둘째 날, 청풍 레이크 호텔에서 열린 ‘2010 봉한학 국제심포지엄(ISPS: International Symposium on Primo-Vascular System Special Topics on Cancer, Regeneration, and Acupuncture)’이 특별히 세계 의학계의 관심을 끈 것은 경락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가 공개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국립암센터 신치료기술개발단장 권병세 교수, 서울대 줄기세포 연구단장 강경선 교수 등 국내 학자 20여명과 해외 학자 20여명이 '기(氣)가 이동하는 통로'라고 알려진 경락의 해부학적 토대가 되는 프리모 시스템에 관해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다.
특히 현재까지 쥐 등 소(小)동물에 국한됐던 연구가 다양한 대(大)동물로 확대되어 사람에 적용하기 전 단계에 왔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들이 공표되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울대팀의 이병천 교수는 소의 심장에서 프리모관의 존재를 새롭게 확인했으며 중국 중의학아카데미의 장예이보 교수는 돼지의 장기 표면에 분포하는 프리모관의 존재를 보여줬다.
또한 중국 하얼빈 동북농업대학의 웬희유 교수는 개의 장기 표면에 분포하는 프리모관의 존재를 밝혀냈다.
특히 원순환계에 관한 국내외 대표적인 연구팀들이 현재까지의 원순환계 연구 결과를 확증하고 발전시키는 심화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프리모관 내 소관의 존재를 확증하고 피브린 등 비판의 소재가 되어온 다른 오해 물질과의 차이점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확증했다.
이어 서울대 수의대 류판동 교수팀은 프리모관 내에 존재하는 세포들의 전기생리학적 특징을 밝힘으로써 프리모관이 운동성을 가진 순환 조직임을 증명하는, 더욱 진전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또 원광대 한의대 안성훈 교수팀은 프리모관 내 산알이라고 부르는 마이크로 세포들의 존재와 이들의 줄기세포로의 가능성을 보이는 결과를 발표했다.
워싱턴 의대 새뮤얼 아칠레프 교수는 새로운 영상화 방법을 토대로, 국소적인 방법으로만 프리모관을 관찰하는 기존의 결과에서 벗어나 전체적인 프리모관 영상화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의료 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 임상 단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발표도 이어졌다.
사상의학을 이용한 암 치료의 전문가인 반룡인수한의원 한태영 원장은 새로운 한약재를 이용한 흑색종(멜라노마 피부암)의 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또 한약재 치료 동물 모델에서 프리모관과 림프관의 구성성분이 현격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는 앞으로 새로운 약물전달경로로서 프리모관이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암백신의 세계적 전문가인 미국의 래리 곽 교수가 암 세포에 대한 면역학적 공격을 통한 암백신 개발에 관해 발표하면서, 특히 면역세포가 많이 존재하고 면역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겨지는 프리모관의 임상 응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프리모 ‘규명’ 얼마 남지 않았다!
프리모관과는 전혀 상관없이 진행되어온 연구들이 실제로 프리모관의 존재를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추측을 가능케 하는 결과들도 발표되었다.
루이스빌 대학의 막달레나 쿠시아 교수는 성체 조직 속에 성체 줄기세포가 아닌 만능분화하는 배아 줄기세포와 같은 기능을 가지는 아주 작은 마이크로 세포에 대해 발표했는데, 이는 프리모관 속의 마이크로 세포와 크기와 모양에서 비슷한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한편, 심포지엄 관계자는 “이번 봉한학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원순환계 연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국제적인 인증을 받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