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예상되는 스타일대로 하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 아는 사실이지만 식당을 차려 눈으로 보여줬다는 게 큰 것 같아요." 지난 2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는 TV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을 신랄하게 비판한 문제작이다.
시청자가 보는 맛집 프로그램은 조작된 것이라는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한다. 제작진은 이 영화를 위해 직접 일산에 식당을 차려놓고 브로커와 접촉하는 것부터 돈을 내고 방송을 타기까지의 과정을 몰래 카메라로 보여줘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김재환 감독은 기존 다큐멘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는 영화관에서 상영될 기회를 잡지 못할 거라고 보고 촬영을 위해 식당까지 차렸다. 감독이 한달 동안 하루 세 끼 맥도날드 패스트푸드만 먹으면서 신체에 일어나는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준 미국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 같은 방식을 택한 것이다. 제작진과 출연진 외에 시청자까지 가면을 썼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그는 "시청자는 진실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캐비아 삼겹살이 방송에 30번은 나왔는데 3대 진미라는 캐비아가 들어갔는데도 일반 삼겹살보다 천원 비싼 정도죠. 그런데도 시청자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고 방송에 나온 걸 먹어봤다고 블로그에 올리면서 자발적으로 홍보해요." 방송에 나온 '캐비아'는 실제로 철갑상어가 아닌 다른 싼 생선의 알이라는 사실을 영화는 까발린다. 짐 캐리 주연 영화 '트루먼쇼'에서 조작된 세상에서 사는 트루먼의 일거수일투족을 브라운관을 통해 훔쳐보는 사람들처럼 시청자가 이미 맛집 프로그램에 중독됐다고 그는 말했다. '트루맛쇼'를 만들면서 그가 가장 놀랐던 건 뭔지 궁금했다. 김 감독은 "프랜차이즈 식당이 이 정도로 문제일 줄은 몰랐다. 이건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작지만 좋은 식당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허상을 부풀리는 것 역시 방송사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영화 상영을 금지해달라고 MBC는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김재환 감독은 방송사들과의 법적 다툼을 걱정하기는커녕 은근히 즐기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