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임신부의 음주로 발생하는 `태아알코올스펙트럼장애(FASD.Fetal Alcohol spectrum disorder)'를 신생아가 출생 후 처음 보는 대변(태변)으로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FASD는 장애가 바로 확인되는 태아알코올증후군(Fetal alcohol syndrome.FAS)과 달리 출산 후 장애가 바로 나타나지 않지만, 아기가 성장하면서 서서히 학습장애, 과잉행동 등의 정신적·신체적 2차 장애를 일으키는 게 특징이다.
미국과 일부 유럽의 경우 학령기 아이 100명 당 2~5명꼴로 빈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국내도 마찬가지라는 게 한 교수팀의 주장이다. 실제 연구팀이 지난해 임신부 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알코올에 노출된 임신부는 36.8%에 달했으며, 알코올 의존도가 높은 습관적 음주자 역시 23.1%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30∼40% 수준에 달하는 높은 알코올 노출비율을 감안할 때 1년에 최소 1만∼2만5천명 이상의 신생아가 FASD 상태로 태어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조기진단법은 신생아의 태변에 있는 알코올대사물질인 `FAEEs'(fatty acid ethyl esters)를 측정, 정량화하는 방법으로, FAEEs가 태반을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태변에서 측정되는 FAEEs 용량은 곧 태아가 알코올에 어느 정도로 노출됐는가를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정열 교수는 "현재 선진국에서는 질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예방과 치료에 집중해 나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인식이 부족하다"면서 "이번 연구로 태변 내 알코올 수준 측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FASD의 조기진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Chromatography) 최근호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scoop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