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이 피부 손상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피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계절에 관계없이 야외 나들이에 자외선 차단제를 챙겨가는 것은 필수가 됐다. 자외선 뿐만아니라 강한 열(heat)작용을 특징으로 하는 적외선도 피부를 손상시켜 노화를 유발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하이네의과대학 장 크루트만(Jean Krutmann, 사진 왼쪽) 교수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22회 세계피부과학술대회에서 적외선 중 근적외선의 65%는 피하조직까지 깊숙이 침투해 피부를 손상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근적외선이 ‘활성산소’를 형성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체계에 관여해 콜라겐 균형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광선의 파장은 290nm~1mm이다. 태양광선은 파장에 따라 자외선(290~400nm), 가시광선(400~760nm), 적외선(760~4천nm) 등 3가지로 나뉜다. 이 중 적외선은 다시 근적외선(Infrared A, 760~1천440nm), 적외선(Infrared B, 1천440~3천nm), 원적외선(Infrared C, 3천nm~1mm)으로 나뉜다. 특히, 근적외선은 피하조직 깊숙이 침투가 가능해 적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이날 적외선의 열로 인한 피부노화와 관련, 국내의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사진 오른쪽)는 ‘열 피부노화(thermal skin aging)’ 연구결과 발표에서, 열에 의한 피부 온도의 상승이 피부노화에 중요한 원인일 뿐만 아니라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피부의 온도는 체온보다 낮은 31˚C다. 하지만 직사광선을 받으면 15분 이내에 40˚C 이상으로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피부의 주요 구성 물질인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인 ‘기질단백질분해효소(MMP)’가 많이 발생해 피부 손상과 노화가 촉진된다는 것.
정 교수는 세포배양을 이용해 피부(섬유아)세포에 42˚C의 열을 가한 후 상태를 관찰한 결과, 콜라겐의 합성이 줄어들고, 엘라스틴 분해효소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열에 의해 피부가 손상되는 신호전달 경로를 규명한 것이다.
또 사람의 엉덩이 피부에 전기열선을 이용해 42˚C의 열을 30분 정도 가하고 1~3일 후 조직검사를 통해 탄력섬유의 주 구성분인 탄력질과 피부릴린이라는 단백질의 발현을 조사한 결과, 탄력질과 피부릴린의 합성이 감소하고 탄력섬유의 분해효소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열에 의해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열 피부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직사광선을 쬐는 것을 피해야 하며, 요리를 할 때도 오랜 시간 불 앞에 있는 것을 삼가고 수시로 환기를 시켜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하는 등 피부의 온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