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연말은 영하로 뚝 떨어지는 추위와 잦은 음주로 남모를 고통 ‘치질’이 더욱 심해지는 계절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12월부터 2월까지 겨울철 치질 환자 수는 9~11월 환자 수보다 50% 가량 많다. 낮은 기온으로 모세혈관이 수축하며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연말 모임에서 섭취하는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술 등이 변비나 설사를 유발해 항문 질환을 악화시키는 탓이다. 이 중에서도 항문 내 점막 및 점막하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오는 ‘치핵’은 전체 치질 환자의 70%를 차지한다.
치질은 항문에 생기는 암을 제외한 양성 질환을 통칭하는 것으로 치핵, 치루, 치열 등으로 구분된다. 치질 중 가장 흔한 치핵은 항문 안의 혈관조직을 포함하는 점막 및 점막하조직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꽃이 핀 것처럼 밀려 내려오는 것으로 주변 항문관과의 지지력이 약화돼 발생한다. 치루는 배변시 윤활작용을 하는 분비물이 나오는 항문샘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고름이 빠진 후 항문선 안쪽과 항문 바깥쪽 피부에 터널이 생기는 항문누공을 의미하며 치열은 항문 주위가 갈라지고 찢어지는 병이다.
알코올 섭취는 혈관을 늘어나게 할 수 있어 잦은 과음도 치핵의 원인으로 꼽힌다. 변비로 인해 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주게 되면 복압이 올라가 혈관 내 피가 많이 들어차게 된다.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행위 등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해 항문혈관 확장으로 이어진다.
치핵은 항문 안 치상선을 기준으로 치상선 상부의 내치핵과 하부의 외치핵, 두 부분이 혼재된 혼합치핵으로 구분된다. 내치핵과 외치핵에 따라 증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항문 안 조직이 탈출하는 탈홍이 가장 많고 탈홍 없이 선홍색의 항문 출혈이 자주 관찰되기도 한다. 간혹 혈관이 파열돼 심한 통증과 함께 혈전이 생기는 혈전성 치핵도 발생한다. 내치핵은 탈홍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뉜다.
치핵 치료는 보존적 요법과 외과적 수술로 나뉜다. 변 완하제 사용, 식이요법, 통증치료, 좌욕 및 배변습관 교정 등을 포함하는 보존적 요법은 일시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킨다. 특히 좌욕은 항문 통증의 주원인인 항문괄약근의 경련을 이완시켜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또 항문 부위를 청결하게 세척할 수 있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상처를 치유하거나 혈전을 녹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좌욕을 할 때는 좌욕기나 대야 등에 미지근한 물을 담아 하루 2~3회씩 3~5분간 항문 부위를 담그고 앉아있으면 된다.
치핵과 같은 항문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끼친다. 탈홍 정도에 따라 치료법에 차이가 있는 만큼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와 상담 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수술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