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약이 아닌 ‘플라시보’ 즉 가짜 약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독일 의료계 보고서를 인용, 6일 보도했다.
독일의사협회가 최근 공개한 ‘플라시보 의학’ 보고서에 따르면 위장장애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가짜 약을 투여한 결과 59%에서 증상이 호전됐다.
또 우울증 환자 대상 시험에서도 플라시보는 항우울제와 유사하게 환자 1/3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플라시보란 임상시험에서 새로운 약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진짜 약과 동시에 투여하는 가짜 약으로, 겉모양은 약과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부재료나 소금물 등으로 만든다.
가짜 약을 투여하더라도 환자가 모른다면 진짜 약만큼은 아니어도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 이를 ‘플라시보 효과’라고 부른다.
하지만 독일 의료계가 발표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질환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플라시보가 진짜 약에 근접하는 수준의 효과를 보였다.
조사 결과 독일 의사의 50%가 필요에 따라 위약을 처방하고 바이에른 주(州) 지역 동네의원(일반의)의 경우 88%가 플라시보 처방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플라시보의 효과는 약의 형태와 환자-의사 간 신뢰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임상연구 등을 분석한 결과 가짜 약의 약값이 비쌀수록 플라시보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으며, 주사제 형태가 먹는 약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의사가 환자 자신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있거나 자신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환자들에서 플라시보의 효과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로베르트 쥐테 독일의협 이사는 “플라시보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플라시보는 부작용이 적고 건강보험 예산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짜 약은 환자를 속이는 것이라는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명확한 의학적 원칙 없이 쓰이고 있으며 합법적 처방 허용 여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의료인도 많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환자의 질환이 심각하지 않고 플라시보 효과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만 가짜 약을 처방하고, 증상 악화 가능성이 있다면 정상 처방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의협은 이와 함께 플라시보 처방을 위한 국제적인 지침 설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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