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 새로운 가이드라인 나왔다
2014년 02월 07일 13시 27분 입력

[왓처데일리] 올해로 38살이 된 김서영(여·가명)씨. 맞선을 보고 집에 돌아온 지난해 2월, 주선자는 노모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그런 딸을 선 자리에 내보내느냐’며 큰소리를 쳤다. 평소 ‘첫인상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지만 자신으로 인해 부모님이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쓰렸다. ‘어떻게 하면 외모에 변화를 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녀는 인터넷을 통해 양악수술을 알게 됐다. 그리고 주걱턱과 비대칭인 얼굴을 동시에 바로잡고자 대학병원을 찾았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수술했던 의사는 몰라보게 달라진 그녀의 얼굴에 깜짝 놀랐다. 한결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로 바뀌어서였다. 친구들 사이에서 그의 별명은 ‘페이스 오프’다.
 
최근 각광받는 양악수술

 

양악수술은 치열과 얼굴의 변형을 개선하는 교정수술이다. 일부에서는 얼굴을 V라인으로 만들어주는 성형수술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치아배열과 신경까지 고려해야 하는 고난이도 수술이다.

 

최근 양악수술 후 얼굴이 몰라보게 달라진 연예인들의 방송 출연이 늘면서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일반인 중에서도 양악수술을 받았거나 준비 중인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요즘 겨울방학을 맞아 양악수술 준비에 들어간 학생들도 많다.

 

이처럼 양악수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수술 정보가 많이 알려졌고 환자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언론에서는 관련기사를 잇따라 보도하고 수술 받은 사람들 역시 자신의 블로그나 관련 카페에 후기를 올리면서 경험담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미용수술로만 여기던 양악수술에 대해 이제는 치아배열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정교한 수술로 인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의료광고만 보고 병원을 선택하기보다는 교정과와 구강외과 의사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이나 전문 치과병원을 찾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양악수술 도중 또는 직후 응급상황이 발생해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늘면서 병원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하는 환자가 많아졌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치과(구강외과) 박영주 교수는 “양악수술은 얼굴 크기가 작아지거나 턱이 갸름해지는 미용수술이 아니다. 돌출입이나 무턱, 안면비대칭과 같이 자라는 동안 얼굴에 생긴 다양한 문제점을 바로잡아 환자가 정상적으로 성장했더라도 가졌을 얼굴 모습을 되찾아주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턱을 조금 더 넣었더라면…’ 눈대중이 낳은 한계


양악수술은 위턱(상악) 또는 아래턱(하악)이 과하게 튀어나왔거나 얼굴이 비뚤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사람들이 주로 받는다. 하지만 환자나 의사 모두 ‘턱이 나왔다’ 또는 ‘얼굴이 비뚤어졌다’라고만 이야기할 뿐 그 정도가 얼마 만큼인지에 대해서는 측정이나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수술 시 위턱과 아래턱을 몇 미리미터(mm) 넣거나 빼야 하는지, 얼굴 각을 어느 정도 바로잡아야 하는지도 수치화하기 어려웠다. 일부 의사는 눈대중으로 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수술 후 ‘완벽하다’는 의사와 달리 ‘아래턱을 조금 더 집어넣었더라면․…․’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환자도 점점 많이 생겼다.

 

물론 양악수술 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선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Dr.Downs가 1948년에 발표한 FH(Frankfort Horizontal)라인이 존재했다. FH라인은 귓구멍 뼈의 가장 높은 부분인 포리온(porion)과 눈뼈의 가장 낮은 점인 오비딸레(orbitale)를 일직선으로 그은 다음 이와 수직이 되는 선이다.

 

단점은 모든 사람의 FH라인이 수평하지 않다는 점이다. 양쪽 귀와 눈의 위치가 다를 때도 있기 때문이다. 중간 부분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었지만 부정확하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치과교정과 안장훈 교수는 “양악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외국의사도 ‘환자의 위턱을 5mm 정도 앞으로 이동시켰다’라고 하면서도 왜 5mm인지 그리고 수술 후 실제로 5mm가 이동됐는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설명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 얼굴 윤곽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문제점을 설명했다.

 

XY축을 적용한 ‘내추럴 헤드 포지션’ 가이드라인

 

이런 가운데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의 박영주, 안장훈 교수가 기존의 양악수술에 주로 적용되어오던 기준점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인 내추럴 헤드 포지션(Natural Head Position)을 제시했다.

 

이 기준선은 지난 1월 17일부터 19일까지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덴탈엑스포’에서 발표돼 ‘양악수술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내추럴 헤드 포지션은 환자가 1m 또는 1.5m 가량 떨어진 정면에 거울을 두고 서 편안한 자세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눈을 바라보게 한 상태에서의 머리 위치를 말한다.

 

의료진은 이 자세에서 측모 두부 방사선 X-ray를 촬영해 이마로부터 코뼈가 시작되는 부분인 나지온(Nasion)을 지나도록 수직선(나지온 트루 버티컬 라인․Nassion True Vertical, 이후 NTVL)을 그었다. 그리고 바닥과 수평이면서 나지온을 지나는 ‘True Horizontal Line'을 뒀다. 이 두 선은 1860년대 논문으로 발표된 이래 교정치료는 물론 헤어스타일링을 할 때도 흔하게 사용 중이다.

 

박영주, 안장훈 교수는 이 두 외부 기준선을 X축과 Y축으로 삼아 위턱과 아래턱의 위치를 도표화했다. 6년여의 연구 결과 위턱의 가장 오목한 부분인 A 포인트는 NTVL에 비해 앞으로 0.5mm가량 앞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입술 아랫부분에 잇몸과 아래턱이 맞닿아 가장 오목한 B포인트는 남자가 기준선보다 1.5~2mm, 여자가 4mm 후방에 자리하는 것을 선호했다. 아래턱 아래 부분으로 가장 튀어나온 POG점은 남자가 후방으로 1mm, 여자가 3mm 들어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이 두 기준선은 애초 계획했던 수술이 얼마나 정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하는데도 효과적이었다. “수술이 잘 됐다”라고만 표현할 뿐이었다. 내추럴 헤드 포지션 적용 후에는 환자의 위턱과 아래턱을 몇 mm 집어넣고 빼내었는지 비교 설명이 가능했다.

 

안장훈 교수는 “X-ray 촬영 후 기준선에 근거해 결과를 보여주면 환자들이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더 쉽게 이해했다. 수술 후에도 데이터상으로 비교가 가능해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환자의 얼굴에 생긴 문제점을 바로잡는 치료

 

위턱과 아래턱에는 중요한 신경이 지나고 있어 그 어떤 수술보다도 정교해야 한다. 신경과 혈관이 손상되면 입술이 마비되거나 침이 흐르는데도 인지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위턱이나 아래턱을 잘라내 위치를 조정한 다음 고정시키므로 치아에 손상이 쉽게 생긴다.

 

수술 전후에는 교정으로 치아의 위치를 바로잡는다.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2년까지 걸린다. 수술 전에는 치아의 본을 모두 떠 교합기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작업을 한다. 수술은 3~5시간 걸린다. 입원은 3박 4일 걸린다. 단, 붓기는 심하게 6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

 

앞으로 양악수술은 좀 더 과학적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내추럴 헤드 포인트에 제1대구치 바깥쪽 점인 MB cusp tip 포인트를 접목하면 입체적으로 페이퍼 서저리를 할 수 있다. 또 치과용 CT로 환자의 정면을 촬영, 안면비대칭의 정도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환자의 CT 촬영 영상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교정해야 할 위치와 수치를 알려주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에 있다. 이 데이터는 3D프린터로 출력해 수술 후의 모습까지 확인 가능하다.

 

박영주 교수는 “한국인의 얼굴 윤곽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찾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눈대중이 아닌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양악수술을 실시하면 수술 만족도가 높아져 재수술하는 환자가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