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후 신경통, 통증 강도와 느낌만으로 예측 가능
2013년 12월 10일 09시 06분 입력

[왓처데일리]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있다 재발하는 대상포진은 물집 외에도 통증을 일으켜 환자에게 고통을 준다. 특히 통증은 옷깃만 스쳐도 사지가 떨릴 정도로 극심해 환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초기에 치료하면 물집은 금방 치유되지만 통증은 길게 1년 가까이 이어진다. 이것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나이가 많고 대상포진 발병 시 통증이 심하면 잘 생긴다고 알려져 왔다.

 

이 가운데 최근 대상포진 발병 시 통증이 찌릿하고 옷깃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면서 멍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팀(제1저자 조수익 전공의)이 대상포진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3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심한 통증이 1년 가까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아직까지 대상포진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약이나 방법은 없다. 발생 초기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진통제, 스테로이드제로 치료하는 게 전부다. 치료하면 일주일 정도면 부풀어 올랐던 물집이 가라앉으면서 딱지가 생기고 통증도 완화된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났음에도 통증이 사그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지속된다. 이 때문에 우울증이나 자괴감과 같은 정신적인 합병증을 동반하는 환자도 상당수가 생긴다. 가장 큰 관심도 ‘언제 통증이 사라지냐’다.

 

통증의 정도나 느낌은 개인마다 달라서 간지러운 것처럼 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찌릿하거나 피부가 찢어질 것 같고 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도 있다. 심하게는 옷깃만 스쳐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는 대상포진 후에 신경통이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하는 게 어려웠다. ‘나이가 많고 대상포진 발병 시 통증이 심할 때 가능성이 높다’라고 추측했을 뿐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대상포진 환자 중 70세 이상인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될 지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가 2010년 4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병원에서 대상포진으로 진단받은 3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초기의 피부 병변이 심할수록, 70세 이상의 환자에서 발병 초기부터 통증의 양상이 찌르는 듯하거나 멍하고 스치기만 해도 아픈 증상이 있으면 3개월 후에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아있을 확률이 높았다.

 

특히 70세 이상에서 통증의 정도를 나타내는 VAS(통증의 강도)와 S-LANSS(초기 신경통 종류)가 6점과 15점 이상인 경우 3개월 후에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걸릴 확률이 36.8%나 됐다.

 

70세 이상이면서 기저질환 있으면 대상포진 ‘적신호’

 

조사대상은 여자 194명, 남자 111명으로 평균 연령이 52.84세였다. 49세 이하가 109명(35.7%), 50~59세 99명(32.5%), 60~69세 62명(20.3%), 70세 이상이 35명(11.5%)이었다. 이들은 통증이 생긴 지 5.97일, 피부발진이 있은 지 4.22일 만에 병원을 방문했으며 절반이 넘는 169명은 고혈압, 심혈관질환과 같은 전신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질환의 정도를 상, 중, 하로 나누었을 때 가장 상태가 심한 환자는 29명(9.5%)이었고 중간 정도는 203명(66.5%), 질환이 경한 환자는 73명(24%)이었다. 이들 중 가만히 있을 때 따끔거리는 느낌을 겪은 사람은 236명(77.4%), 스치기만 해도 아픈 느낌 205명(67.2%), 눌렀을 때 아픈 느낌 189명(62%), 피부가 멍멍한 느낌 176명(57.5%), 갑자기 칼로 베는 듯한 통증 167명(54.8%), 화끈거림 136명(44.6%), 통증이 있을 때 피부색 변화를 보인 이는 100명(32.8%)이었다.

 

305명 중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걸린 사람은 전체의 6,2%에 해당하는 19명이었다. 49세 이하가 1.8%, 50~59세 5.1%, 60~69세 8.1%, 70세 이상이 20%로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했다. 통증이 180일 이상 지속된 사람은 11명이었고 360일 이상 이어진 환자도 10명이나 됐다.

 

김혜원 교수는 “연구 결과 기존에 알려진 대로 나이가 많고 통증의 강도와 피부발진의 정도가 심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며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해 발병 초기의 신경손상과 관련된 감각 이상을 확인하는 지표를 이용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초기에 VAS, S-LANSS 설문조사 실시 중요

 

김혜원 교수팀은 통증의 강도를 나타내는 VAS와 초기 신경손상과 관련된 감각 이상 정도를 표현하는 S-LANSS를 통해 환자의 통증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사했다. VAS는 사람이 느끼는 통증의 지수를 표현하는 것으로 0부터 10단계로 나눈다. 주사를 맞을 때 느끼는 따끔함이 3점이고 여성이 첫 아이를 낳을 때 겪는 출산의 고통이 7.5점이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희귀, 난치성 통증이 8점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초기 일반 통증 지수가 6점 이상으로 통증이 심한 환자가 대상포진에 걸린 지 3개월 이후에도 통증이 남을 확률이 높았다. 

 

특히 신경손상과 관련된 감각 이상을 알아보는 지표인 S-LANSS 7개 문항 중 점수가 15점 이상이면, 즉 신경손상을 동반했을 가능성이 큰 환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퍼센트가 높았다. 

 

따끔거림이나 멍한 느낌이 있었는지, 통증이 있을 때의 피부색이 변하는지와 약하게 누르거나 스칠 때조차 통증이 있는지, 화끈거림이 있는지와 갑자기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는지가 주요 내용으로 환자들은 24점 이내에서 항목별로 1~5점의 점수를 매겼다.

 

평균 연령 증가와 함께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 연구결과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57만3362명이었으며 이중 50대가 25.4%로 가장 많고 다음이 60대 17.8%, 40대 16.2% 순이었다. 특히 50대 이상이 어릴 때 수두를 경험해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이때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걸릴지 VAS와 S-LANSS 설문을 통해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는 것.

 

김혜원 교수는 “기존에 알려진 대로 70세 이상이면서 통증이 심한 환자뿐 아니라 찌르는 듯한 느낌이나 멍멍한 느낌, 옷깃이 스치기만 해도 아픈 증상이 초기부터 있으면 3개월 후에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남아있을 확률이 36.8%나 됐다”며 “앞으로는 대상포진 발병 초기에 VAS, S-LANSS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정도와 느낌을 파악하면 위험도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