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화학상은 금속 촉매를 이용해 복잡하고 정밀한 유기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신약 개발 등에 기여한 미국과 일본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 미국 델라웨어대 리처드 F. 헤크(79) 교수와 퍼듀대의 일본인 과학자 네기시 에이이치(75) 교수, 홋카이도대 스즈키 아키라(80) 교수가 유기합성 분야에서 팔라듐(Pd) 촉매를 이용한 새로운 유기합성법을 개발한 업적으로 올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유기합성 발전에 기여..신약·신소재 개발로 이어져
위원회는 팔라듐 촉매 교차짝지움(cross coupling) 반응은 탄소를 이용한 유기화합물 합성에서 걸림돌이 돼온 부산물 생성 문제를 해결했다며 이들이 개발한 화학반응은 현대 화학자들에게 가장 정교한 도구 중 하나가 됐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팔라듐 촉매 반응은 현재 의약품과 전자소재 등 상업적 생산은 물론 연구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된다며 인류가 신약과 플라스틱 같은 혁명적 소재를 개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모든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 원소인 탄소는 꽃의 색깔이나 뱀의 독 같은 자연현상은 물론 페니실린 같은 의약품, 플라스틱 같은 산업소재 등에서도 중요하며 유기화학은 바로 탄소로 이루어진 물질들을 연구하고 만드는 분야이다.
탄소가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원자의 안정성이 뛰어나기 때문이지만 이 같은 안정성은 화학자들이 탄소를 이용해 원하는 물질을 합성하는 데는 큰 걸림돌이 된다. 탄소 원자가 안정된 상태에서는 화학반응이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화학자들은 고온, 고압 등 실험조건이나 촉매 등으로 이 문제 해결을 시도했으나 이런 방법에는 복잡한 화합물을 만들 때 원치않는 부산물이 다량 생성되는 단점이 있다. 올해 노벨화학상은 이 문제를 해결한 세 과학자의 업적에 돌아갔다.
이들이 개발한 헤크반응과 네기시반응, 스즈키반응은 백금족 원소인 팔라듐을 촉매로 이용한 것으로 팔라듐 표면에서 탄소 원자들이 만나 탄소-탄소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원하는 화합물이 만들어진다.
위원회는 이들이 개발한 팔라듐 교차짝지움 반응만큼 유기합성의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 화학반응은 거의 없다며 이들의 업적은 합성과학의 관행을 변화시켰고 자연물질과 생물학적 활성물질 등 복잡한 화합물 합성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 과학자에게는 1천만 스웨덴 크로네(약 16억7천만 원)의 상금이 3분의 1씩 수여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