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개최된 'SAMS2010'의 포스터 세션에 참가한 학자와 한의사들이 발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최원우 기자> |
제6회 'SAMS(Symposium on Acupuncture and Meridian Studies) 2010'가 지난 1~3일 대한약침학회·경락경혈학회·세계약침학회·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의 공동주최로 부산 노보텔 앰배서더호텔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전통의학의 과학화는 세계적 관심사
한국, 미국, 중국, 영국, 독일, 스웨덴, 호주 등 15개국의 석학 43명이 기조연설, 논문 발표자로 참여한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주제는 ‘21세기 미래의학: 전통의학과 과학의 조화’로서 한의학의 과학화,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엿보인 자리였다. 대회에는 170여명의 학자와 한의사들이 참석해 연설과 발표논문의 내용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특히 이번 대회는 예년보다 질적으로 큰 향상을 이뤘다는 평가다. 특히 발표의 대부분을 차지한 신경과학에 관련된 내용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성철 대회장은 “참가국이 작년보다 늘어났고, 각국에서 온 학자들도 크게 증가한 것 같다”며 “‘침술과 신경과학’이라는 한가지 주제로 집중력을 높여 질적 향상을 꾀한 때문인 듯하다”고 밝혔다.
고화질 영상으로 침술의 효과 밝힌다
▲조장희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장이 심포지엄 첫날인 1일 '침술의 신경학적 기초-현대와 미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
‘SAMS 2010’의 첫날인 1일 기조연설로 노벨 의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세계적인 뇌과학자 조장희 박사가 ‘침술의 신경학적 기초-현재와 미래’에 대해 발표해 많은 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조 박사는 침술과 뇌영상에 대한 다양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고화질의 영상장치인 fMRI와 PET를 함께 사용하면, 침술의 효과를 더욱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1.5~3.0 테슬라의 fMRI보다 거의 4배정도 성능이 뛰어난 7.0테슬라의 fMRI로 뇌영상을 찍고 있다. 이러한 고화질 영상에서는 기존영상에서는 보이지 않던 뇌기관 등이 자세하게 나타나 이를 본 참석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조 박사는 이 영상을 ‘아름다운 사진(beautiful picture)’이라고 표현했다.
▲'SAMS 2010'에 참석한 학자와 한의사들이 2일 석학들의 연구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 또한 하버드 의과대학의 비탈리 나파도우 박사, 미시간 대학의 리처드 해리스 박사, 중국의 팡지량 박사, 영국의 휴 맥퍼슨 박사, 한국의 신애숙 박사, 홍콩의 앤슨 CM 차우 박사 등이 뉴로이미징(fMRI, PET, MEG 등)으로 침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발표했다.
경락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 교류
▲롱허스트 박사가 2일 경락의 의미에 대한 기존 연구들의 한계를 지적하며 현대적으로 재정의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 캠퍼스(UCI) 의과대학 존 롱허스트 박사는 '혈압에 미치는 전기침 작용에 대한 신경전달물질계'와 ‘경락의 정의 : 현대기초의 이해’ 등 논문 2편을 발표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롱허스트 박사는 침술은 혈압을 정상화하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고혈압을 낮추는 작용과 이에 관련된 다양한 신경물질(시스템)들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기침을 경혈자리에 놓으면 신경을 자극하여 뇌로 신호를 보내게 되며 신호를 받은 뇌는 다양한 신경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를 측정하면 뉴런의 활성상태를 알 수 있고, 그 중 심혈관계를 통제하는 자율신경계(교감신경, 부교감신경)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락에 관한 논문 발표에서는 기존 연구들이 경락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증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뇌-신경계와 연관성이 있다는 자신의 견해를 주장했다.
▲소광섭 교수가 2일 원초적인 순환계인 '프리모(Primo)계'에 대한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최원우 기자> |
서울대 소광섭 교수는 2일 '뇌·척수·좌골신경의 프리모(Primo)관'에 대한 기조연설을 했다. 소 교수에 따르면, 프리모관은 기존의 혈관계나 신경계보다 먼저 생긴 원초적 순환계로서 뇌·척수·좌골신경은 물론 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체에서 발견되고 있다. 현재는 프리모계를 해부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는 단계로, 앞으로 생리학, 임상 등 단계가 남아 있다는 것.
소 교수는 경락이 피부에 존재하는 프리모계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또한 프리모계를 이동하는 '산알'은 신체의 병들거나 노화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프리모계가 완전히 규명된다면 줄기세포보다 더 강력한 재생의학적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전통의학의 과학화를 위해서는 신뢰도가 관건
▲자슬라브스키 학장이 대회 마지막 날인 3일 침의 삽입 정도에 따른 득기 강도에 대한 연구결과를 특유의 유쾌한 말투로 발표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
호주 UTS 한의과대학 크리스토퍼 자슬라브스키 학장은 3일 침의 삽입 깊이와 득기(得氣)의 강도 변화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자슬라브스키 박사는 임상적으로 득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득기의 강도를 과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계측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침술시 통증, 짜릿함, 뜨거움 등이 환자들에게 느껴지는 것은 환자와 침술 시행자 간의 교감에서 올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침이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득기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침의 조작정도, 침술장소, 측정 방법, 기본값 도입 여부, 침술 시간 등을 고려하면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실'있는 임상토론 특강, 개원한의사들 호응 커
▲(오른쪽 부터) 동의대 윤현민 교수, 약침의학연구소 권기록 교수, 부강한의원 김동명 원장, 신민섭한의원 신민섭 원장이 3일 척추 관절 질환 임상에 관해 릴레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연 객원기자> |
개원한의사들을 위한 척추 관절질환 관련 임상 토론 특강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동의대 윤현민 교수, 약침의학연구소 권기록 교수, 부강한의원 김동명 원장, 신민섭한의원 신민섭 원장은 다년간 쌓아온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침과 약침에 대한 시술법을 발표했다. 패널이 직접 시연을 하면, 한의사들은 이들의 노하우를 보고 메모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참석자들과 나누고, 패널들에게 의문점이나 궁금증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등 열띤 토론을 벌였다.
▲ 한의사 김동명 원장이 3일 척추-관절 질환과 관련, 자신의 치료법을 개원한의사와 연구원 등에게 알려주고 있다. <김정연 객원기자> |
임상토론의 주 관심사는 '부작용을 줄이는 안전한 시술'이었다. 권기록 소장은 환자들의 치료에 직접 활용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임상 특강은 패널들의 다년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함부로 똑같이 시술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침의 삽입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처법 등 다양한 학습을 통해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 또한 이번 특강에 대한 개원한의사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내년에는 퇴행성 관절염 등에 대해 장시간 토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10만달러 규모의 AMS Awards 운영, 세계 한의학계 관심 집중
한편, 대회 개막 첫날에는 제3회 ‘AMS(Acupuncture & Meridian Studies) Awards’ 시상식도 함께 있었다. ‘AMS Awards’는 매년 JAMS(Journal of Acupuncture & Meridian Studies)에 게재되는 논문들 중 우수한 논문들을 선정해 주고 있는데, 총 상금 규모가 미화 10만달러에 달한다.
▲1일 AMS Awards 대상인 '허준 상' 수상자인 옌칭 통 박사(오른쪽)가 안재규 세계약침학회 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
대상인 ‘허준’상(상금 3만달러)은 ‘당뇨병성 말초신경장애를 완화하는 15일간의 침 치료’란 논문을 발표한 중국의 옌칭 통 박사에게 돌아갔다. 그는 이전에는 학문적인 주제로 논문을 썼지만 이번 논문에는 실질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히며, 논문이 인정을 받게 된 것은 중국에 많은 인구가 있어 연구내용에 신뢰감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MS Awards 수상자들이 1일 시상식 직후 SAMS 관계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원우 기자> |
‘제마’상(상금 2만달러)은 홍콩의 앤슨 CM 차우, ‘사암’상(상금 각 1만달러)은 한국의 한현정, 최영현씨 등 2명이 각각 받았다. ‘젊은 과학자’상(상금 각 5천달러)에는 인도의 살리 폴, 카자흐스탄의 브야체슬라브 오게이, 한국의 김은정씨 등 3명이, ‘여행자’상(상금 각 5천달러)은 중국의 얀 지에, 오스트리아의 게르하르트 리처, 미국의 존 롱허스트 박사 등 3명에게 돌아갔다.
내년부터 iSAMS로 변경,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 순환 개최
한편, SAMS는 내년부터 명칭을 iSAMS(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 Meridian Symposium, 국제과학침술경락심포지엄)로 바꿔 더욱 세계화된 학술대회로 발전한다. 이에 따라 각 대륙을 순환하며 개최하는데, 2011년 미국(UCI 의과대학), 2012년 호주(UTS 한의과대학), 2013년 유럽(개최국 미정)에서 각각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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