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부적합 췌장 신장 동시이식, 국내 첫 성공
2012년 05월 11일 12시 51분 입력

 

[왓처데일리] 한국의 앞선 의료기술 덕분에 당뇨 합병증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연명하던 러시아 환자가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11일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는 극심한 당뇨 합병증으로 복막투석까지 받아오던 러시아의 타티아나(Nikiforova, Tatiana 女, 37세) 환자에게 혈액형이 다른 아버지 니콜라이(Nidiforova Nikolai 남, 60세)씨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떼어 동시에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췌장-신장 동시이식 수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혈액형 부적합 장기이식은 간, 신장을 대상으로만 이루어졌으며 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췌장에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었다.

 

특히 췌장은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와는 다르게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소화액이라고 불리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췌장액을 분비하기 때문에 수술 후 소화액이 환자의 인체에 잘 적응하며 올바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세밀하고 정교한 수술기법과 환자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췌장 이식 수술의 성공으로 국내 장기이식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은 것은 물론,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환자에게도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 수술은 혈액형이 다른 기증자의 췌장과 신장이 환자에게 잘 적응할 수 있도록 B형인 타티아나 환자에게 면역억제제를 주입하고, 혈장교환술 등의 처치를 한 뒤 A형인 니콜라이씨의 췌장과 신장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4월 4일 수술을 받은 타티아나 환자는 한 달이 지난 현재 정상적인 식사는 물론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여 퇴원을 앞두고 있다.

 

환자의 당뇨 수치도 수술 전에는 정상인보다 약 6배 이상 높은 680mg/dl까지 올라갈 정도로 위급한 상태를 보였으나, 현재는 정상 수치인 110mg/dl을 유지해 인슐린을 끊은 것은 물론 당뇨병에서 해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에 성공한 한덕종 교수는 “러시아 국민들의 성원과 바람을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의료 기술로 보답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하며,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의 췌장이식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국내 췌장이식 수준은 세계적인 만큼, 장기기증 인식이 활성화 돼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가며 신장투석을 받아야 하는 수많은 당뇨환자들이 고통에서 해방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자의 남편인 알렉산드르씨 역시  “인터넷에서 서울아산병원의 의료 기술을 접하고 부인의 망가진 신장 치료를 받으러 온 것이었는데, 췌장-신장 동시이식을 통해 당뇨병도 완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천국에 온 기분이었다”고 말하며, “의료진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관심을 가져준 러시아 국민들에게 부인의 완치된 모습을 하루 빨리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