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사람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식중독을 일으키고, 어떤 사람은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럴까? 또 오염된 음식들 가운데 어떤 것은 식중독을 일으키고, 어떤 것은 괜찮은 이유는 무엇인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코크 대학의 콜린 힐 교수는 이같은 의문들에 대해 "식중독균이 인체 내에 들어가 자신의 제일의 적인 산(酸)에 대처하는 생존 기술과 사람들이 섭취하는 음식의 글루타민산염 함유 정도 차이 때문"이라는 해답을 제시한다. 힐 교수는 이같은 내용의 연구논문을 지난 6일 노팅엄에서 개막한 일반미생물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했다.
힐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음식에 의해 전파되는 박테리아의 존재에 제일 큰 위험은 산이다. 특히 사람의 위와 장에 들어있는 산은 오염된 음식에 침투한 미생물의 대부분을 멸한다. 그러나 박테리아는 음식의 아미노산과 글루타민산염 등 주요 성분을 이용함으로써 인체 내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주로 노인여성이나 임신부에게 심각하거나 치명적인 감염을 일으키는 리스테리아 균(사진)의 경우 치즈와 즉석 냉동식품에서 발견될 수 있는데 아미노산과 글루타민산염의 도움으로 위 안의 산을 탈없이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힐 교수는 이와 관련, "리스테리아 균에 오염돼 있고, 치즈와 고기 등 글루타민산염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을 먹는 사람은 마찬가지로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돼 있으나 글루타민산염이 적게 들어있는 식품을 먹은 사람 보다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低) 글루타민산염 음식을 먹더라도 토마토 주스 같은 고(高) 글루타민산염 음식을 함께 먹으면 식중독 위험은 마찬가지로 높아진다.
또한 리스테리아 균의 생존에는 음식 가공과 보관 상태도 영향을 미친다. 인체에 들어가기 전에 낮은 pH의 음식에 노출된 박테리아는 인체 내의 산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치즈 같은 천연산성식품을 오염시킨 리스테리아는 pH가 더 중성인 물에 의해 전파된 리스테리아 보다 식중독을 더 일으키기 쉽다.
힐 교수는 "지난 10년간 유럽에서 리스테리아증 환자가 거의 2배로 늘어난 것은 리스테리아가 음식과 인체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라며 "리스테리아 균에 같이 오염된 음식 중에서 어떤 것은 먹어도 식중독에 알 걸리고 어떤 음식은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노인과 임신부 등 취약층의 식사에서 식중독 위험이 높은 식품을 제외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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