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매운성분 피부암 발생 촉진"
2010년 09월 06일 11시 58분 입력

각종 음식에 널리 쓰이는 고추의 매운 성분이자 진통제로 이용되어온 캡사이신(capsaicin)이 피부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 특성화 학부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사진)는 6일 서울대 이형주 교수, 미네소타대 앤 M. 보드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캡사이신이 화학적 발암물질에 의해 유도된 피부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암학회가 발행하는 '암 연구(Cancer Research)' 9월호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데일리가 주요 뉴스로 보도하는 등 학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일부 선행연구에서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 결과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활성을 나타낸다고 보고되었으나, 실제로 캡사이신을 정상세포에 대해 장기간 처리하였을 때 암 발생을 유도하는지 억제하는지에 관한 정확한 작용기전에 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일부 역학조사와 쥐 실험에서는 캡사이신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최루탄의 원료로도 이용되는 등 염증 및 자극을 유발시키는 물질로도 알려져 왔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캡사이신이 암 유전자(oncogene)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EGFR의 활성을 유도하여 cylooxygenase-2라는 염증 및 암 발생에 중요한 원인 단백질을 지나치게 많이 발현시킴으로써 암 발생을 촉진시킨다는 결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하였다.

 

그러나, 캡사이신만 단독으로 처리한 경우는 TRPV1이 존재하거나 결핍된 쥐 모두에서 암이 발생되지 않아, 캡사이신 자체가 암 유발물질이라기보다는 암 발생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갖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고추의 경우 캡사이신 이외에도 많은 양의 비타민C를 비롯한 다른 생리 활성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이번 연구 결과가 고추의 경우로 일반화되어 해석될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다양한 생리활성을 갖는 천연물 유래 성분이 특정 질병에 있어서 각기 다른 표적을 가지고, 이에 따라 기능이 달라진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향후 각 개인의 필요에 따른 질환맞춤형 기능성 소재 개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 사업 (World Class Institute)’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