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씨는 평소 아침에 일어나 달콤한 머핀을 먹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로 아침은 라면과 밥, 김치를 먹고 점심은 그 때 그 때 다르지만 주로 밥을 먹는다. 가끔씩 간식으로 카페라떼를 마시고, 저녁으로 밥과 함께 술도 즐겨 마신다.

문제는 그녀가 먹는 음식에 설탕이 들어있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머핀은 말할 것도 없고 김치에도 설탕이 들어간다.  점심 후 마신 카페라떼와 저녁에 마신 술에도 역시 당은 포함되어있다.

▲ 환경정의 신권화정 부장 <최원우 기자>

집에서 음식을 해먹기 보다는 반쯤 조리된 인스턴트 식품을 데워 먹거나, 외식을 하는 쪽으로 식생활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신권화정 부장은 “집에서 만드는 식단은 가족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음식을 만들어 파는 입장에서는 소비자 입맛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음식이 달콤해 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밖에서 먹는 음식의 경우 첫 한입이 강렬하고 자극적이어야 고객을 붙잡을 수 있다. 이는 음식의 단맛을 통해 소비자를 길들이는 것과 같다. 파블로프의 실험처럼 단맛으로 소비자의 뇌 속에서 종이 울리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우리 입맛은 단 것에 더 익숙해지고, 파는 식품은 점점 더 달아진다. 단맛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그렇게 달게 먹지 않아도 된다고 영양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히려, 한국인의 식습관에 비추어 달게 먹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보통 한국인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당 에너지를 밥, 잡곡, 국수, 감자 등과 같은 곡류 탄수화물을 통해 섭취한다. 때문에 굳이 설탕을 먹지 않아도 필요 열량의 약 75%를 곡류 당분으로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것은 자기 자신도 모르게 먹는 설탕이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탄산음료(10~20%), 빵(10~30%), 아이스크림(20~30%), 심지어 담배(6%)에까지 설탕이 있다. 인스턴트 커피 한 잔으로도 설탕의 하루 허용량에 근접한다. 여기에 아이스크림 1개를 먹는다고 하면 허용량을 훌쩍 넘겨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