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코올 의존 환자인 아내를 쇠사슬로 채운 남편이 체포된 사건이 있었다. 아무리 해도 막을 수 없는 알코올 의존을 막아보려 했던 남편의 어긋난 사랑은 감금혐의로 체포되며 일단락되었지만, 이번 사건은 알코올 의존 환자를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의지가 약하다는 착각, 알코올 의존을 양산한다. 알코올 의존은 뇌에서 발생하는 문제!

흔히 알코올 중독으로 잘못 알려진 ‘알코올 의존’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오는 상태를 말한다. 알코올 남용을 넘어 알코올 의존 상태가 되면 의지의 문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병으로 봐야 하는데 술을 끊지 못하는 것을 의지가 약한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사회적 시각이 알코올 의존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알코올 의존과 같은 중독은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뇌의 중앙부에 있는 변연계는 술을 마시면 자극이 되어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 때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계속 중독성 물질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뇌에서도 내성이 생겨서 처음에는 한두 잔으로 즐거웠던 것이 나중에는 몇 병씩 마셔야 만족할 수 있게 되면서 알코올 의존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알코올 의존을 상담과 약물치료 등을 통해 치료받아야 하는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질병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필요하다.

스스로 부인하는 유일한 병, 알코올 의존  

알코올 의존 환자들은 스스로의 병을 부정하고 정확한 음주량과 병력을 숨겨 치료가 더욱 어렵고, 치료 받으려는 의지도 희박하다. 알코올 의존 전문의 최인근 교수는 술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최교수는 “한국 사회가 술에 관대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대개 술 마시는 건 어떤 스트레스나 집안, 직장에서의 어려움 때문에 마신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말한다.  그는 "대개 본인이 안 오고 가족이나 동료등 옆에 있는 사람들이 병원에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받는 동안에도 알코올 의존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퇴원할 때까지도 자기는 병이 아닌데 가족들이 자기를 억지로 병원에 데리고 왔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죠.”라고 말한다. 

알코올 의존, 혈액 검사로 알 수 있다고?

자신의 병을 스스로 인정해야만 치료를 할 수 있는 병, 알코올 의존. 알코올 의존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 척박하고 외로운 환경 속에서 최인근 교수는 미국 FDA에서 공인된 알코올 의존 검사 방법을 우리나라의 유전자에 적합하도록 도입했다. 환자 스스로 알코올 의존 환자가 아니라고 부정해도 객관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서 알코올 의존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어 최인근 교수는 알코올 의존인 사람과 정상인의 DNA를 분석해 유전자에 따라 알코올 의존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히며 알코올 의존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자료제공: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