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가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계곡으로, 바다로, 워터파크 등으로 물놀이를 하러 간다. 하지만, 물놀이를 지나치게 하다 보면 귓병이 발생하기 일쑤다. 물을 자주 접촉하다 보면 귀에 물이 들어가거나 오염된 물과 접촉하는 경우도 많아 세균이나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귓속을 잘못 건드리면 염증이 생겨 고생하기 쉽다. 

사실 물 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녹농균, 이질균, 대장균, 와포자충, 담즙이 람블편모충, 꼬리유충 등 각종 병원성 세균과 기생 미생물들이 우글거린다. 특히 녹농균은 외이도염, 중이염 등 귓병을 일으킨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물놀이를 하면 귀지가 축축하게 불면서 이도(耳道)를 막아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는데, 이때 답답한 마음에 귀를 후비다 보면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가 손상돼 염증이 쉽게 생긴다. 이것이 '외이도염'이다"라고 설명한다.

외이도의 피부는 약산성이고, 보호를 위한 지방외이층이 형성돼 있는데, 여름은 습하고 물놀이를 많이 하기 때문에 외이도의 보호막 층이 손상되는 것이다.  

외이도염은 초기의 경우, 항생제로 쉽게 치료되지만 심해지면 소염제와 진통제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또한 항생제와 항염증제로 이루어진 물약을 귀에 넣어 치료하거나 귀 안의 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식초 성분의 물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치료 후 6주간은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것을 피해야 하며 목욕을 할 때에는 꼭 귀마개를 써서 귀안이 습해지는 것을 방지하도록 한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로 샤워한 후 면봉으로 귓속의 물만 부드럽게 닦아내고 완전히 건조시킨다. 아울러 손가락이나 성냥개비, 귀이개 등으로 귀를 심하게 후벼서는 안된다.

강 교수는 "물놀이 뒤엔 고막 안에 물이 차거나 콧속에 들어간 물이 이관을 타고 고막 안으로 들어가 염증이 생기는 중이도염도 악화되기 쉽다"고 지적한다. 수영장의 각종 세균과 불순물이 중이 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콧속에 물이 들어갔을 때는 한쪽 코를 풀어 물이 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강 교수는 "중이염의 경우 특별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지만, 심해지면 청력 약화나 손실을 유발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아이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이가 귀를 잡아당기거나 문지르면서 울거나 귀에서 고름이 나오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도움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