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 씨(가명, 25)는 며칠 전부터 갑자기 생긴 입냄새 때문에 걱정이다. 가족들은 김 씨에게서 심한 입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정작 본인은 입냄새가 나는지 알 수가 없다. 만나는 사람에게 불쾌한 느낌을 줄까봐 모임에 나가기도 꺼려진다.

별안간 생긴 입냄새(구취, 口臭), 과연 원인은 무엇일까. 서울시 동부병원 의료진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김성아 치과 과장은 "입냄새의 주요 원인은 입안 음식물 찌꺼기, 치주염, 혀의 백태, 구강 내 불량 보철물, 청결하지 않은 틀니, 구강 건조 (수면중. 공복시. 흡연, 스트레스, 노화로 인한 건조)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입안의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분해할 때 생성되는 휘발성 황화합물(volatile sulfur compound) 때문에 계란 썩는 냄새를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실제 자신의 구취 여부를 알아보려면 아침 기상후 종이컵에 입김을 불어 냄새를 확인하거나 화장지나 타월로 혀의 표면을 닦아 냄새를 맡아본다. 

김성아 과장은 "과산화수소를 물에 타서 양치 후 입에 머금은 물을 뱉었을 때 거품이 많으면 음식물 찌꺼기로 인해 발생한 구취"라고 말한다.  
 

치과에서는 '핼리미터 검사'를 통해 휘발성 황화합물의 양을 측정하고, 침분비량 측정검사로 구강건조증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망상이나 건강 염려증으로 인해 구취를 느낄 수 있으므로 간이 정신검사를 하거나 내과적인 이상 여부 판단을 위한 설문조사도 시행한다.
 

김성아 과장은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입안에 음식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올바른 칫솔질을 익히고, 혀를 함께 닦아 설태를 제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틀니를 사용하는 경우 틀니세정제와 함께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구강 건조증이 있는 경우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가습기와 입술보호제를 사용해 입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신맛이 나는 과일과 채소를 먹고, 무설탕껌을 씹어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것도 좋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30회 이상 꼭꼭 씹어 먹고, 뜨겁거나 딱딱한 음식, 향이 진한 음식, 술-담배는 피한다. 
 

김 과장은 "흔히 구취 방지를 위해 구강세정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정상적인 세균까지 파괴해 오히려 나쁜 세균을 증가시켜 세균의 침입이 쉬워지고, 알콜성분으로 인해 입속 백태가 끼는 구강캔디다증과 같은 진균의 감염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므로 구강건조증이 있거나 입이 자주 마르는 노인은 구강세정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준성 내과 과장은 "구강 이외의 원인으로 입냄새가 발생하는 경우 내과적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편도결석, 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폐렴, 신부전, 간부전, 축농증이 있을 경우 구취가 발생한다. 드물기는 하지만 구강, 인두, 후두, 편도, 혀에 악성 종양이 있을 때 입냄새가 날 수 있다.

그밖에 술, 담배, 스트레스로 인해 침 분비가 저하될 경우, 마늘, 양파, 카레 등의 음식물 중 황화합물이 나와 혈액을 통해 폐로 가서 냄새를 유발하기도 한다.
 

질병에 따라 입냄새도 다르다. 조준성 과장은 "혈당 관리가 안되는 당뇨병 환자들은 입에서 아세톤 냄새가 나고, 신부전증 환자는 오줌 냄새가, 간부전증 환자는 썩은 달걀 냄새, 위장관질환자는 변 냄새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다이어트를 할 경우 몸 안의 지방분해로 아세톤(acetone)이 나오기 때문에 아세톤 냄새가 날 수 있다.

조 과장은 "구강 청결과 치과적 질환 치료로도 입냄새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내과 전문의와 상담후 정확한 검진을 통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