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불면증은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일단 잠이 들긴 했어도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잠을 자다가 이른 새벽에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상황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말한다.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아도 스스로 해소해내듯이 2~3일 불면의 밤을 보냈다 하더라도 어느새 극복하게 되지만, 신체의 균형이 이미 깨진 불면증 환자들은 이 경우 불면의 상황이 계속 이어지게 된다.

잠을 자는 것에 대한 걱정, 불면증으로 이어져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과각성’이다. 수면장애 환자들은 생리적으로 과각성 상태이며 인지적 스타일이 강박적이고 걱정과 불안을 유발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안으로 내재화하고 결국 생리적인 각성으로 내보낸다.

그래서 잔뜩 긴장하고 불안해하며 사소한 자극에도 깜짝깜짝 놀라기 쉽다. 과각성은 불면증의 일차적인 원인인 동시에 불면 자체가 다시 과각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다른 불면의 원인은 ‘잘못된 조건화’이다.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수면 상황과 함께 어둠, 침대, 취침 시간 등의 자극이 적절하게 어울려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적, 시간적 자극이 수면과 양립할 수 없는 활동과 반복적으로 짝짓기가 일어나면 수면이 방해받기 쉽다. 즉 침대에 누워서 자주 TV를 보고 간식을 먹는다면 정말로 수면을 위해 침대에 눕더라도 잠이 쉽게 들 수가 없게 된다. 또한 며칠 간 밤에 잠을 못 자게 되고 그 결과 낮에 부정적인 증상을 경험하게 되면 환자들은 수면 상실에 대한 걱정, 낮 시간의 피로, 심리적인 불안 초조를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반응에 동반하여 환자들은 더욱 더 자려고 애쓰게 되며 잠을 자는 것 자체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심해진다. 이렇게 되면 수면에 대한 실행 불안이 생겨 잠을 더 이루지 못할 수 있다.

어떤 환자들은 자신과 수면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더욱 병적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학습된 좌절감에 젖어 ‘자신은 수면을 절대 못 이루는 사람’, ‘항상 수면은 조절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부정적이고 왜곡된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왜곡된 인지 과정이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 수면부족이 더 위험하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수면 부족’이다. 하루만 잠을 제대로 못 자도 다음 날 졸음이 밀려오고 정신이 흐릿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수면이 부족할 경우 우리 몸 곳곳에 이상신호가 나타나는데 건망증, 여드름 등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단순히 휴식만 취하는 게 아니다.

낮 시간에 수집한 정보와 경험을 꿈을 꾸면서 재정리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기억의 생성과 유지에 필요한 뇌의 기능이 유지된다. 만일 수면시간이 부족해지면 뇌의 컨디션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 뇌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건망증으로 인해 평소 무리 없이 해내던 일에도 실수를 연발하기 쉽다. 아울러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피부는 낮 동안에 손상된 피부조직을 재생하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깊은 수면단계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다. 하루만 잠을 못 자도 피부가 거칠어지고 다크서클이 생기는 등 부족한 수면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노화된 각질은 본래 28일을 주기로 새것으로 교체되는데 수면 부족으로 피부 재생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피부에 남은 묵은 각질이 모공을 막고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 잠이 부족할 경우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피지선을 자극해 여드름을 심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수면을 위한 몸부림, 나쁜 습관으로 이어진다

만성 불면증 환자들의 경우 나름대로 수면을 위하여 애쓰는 방법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나쁜 습관으로 발전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자기 전에 술을 마신다든지 자기 위해 하루 종일 계속 누워 있는 행동 등을 할 경우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양질의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졸릴 때만 잠자리에 누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누우면 바로 잠이 들도록 잠자리와 수면을 조건화시키는 자기 학습이 필요하다. 또한 침대나 침실은 잘 때만 사용하고 만약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 졸릴 때 다시 잠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이런 과정을 자꾸만 반복하여 습관이 되도록 스스로를 훈련하고 늦게 자더라도 다음 날의 수면을 위해 아침에는 같은 시각에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 TV 시청, 카페인 음료 섭취는 삼가야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자기 적어도 세 시간 전까지는 식사를 마쳐야 한다. 허기는 잠을 오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허기가 있을 때는 우유 한 잔 정도만 마시고 늦은 시간의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는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오랜 시간의 목욕은 과각성을 시키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잠자기 전에 TV를 시청하는 것은 대뇌의 활동을 자극해서 숙면을 방해하니 자제해야 한다.

카페인이 든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 등과 담배는 각성성분이 들어있어 숙면을 방해한다. 잠을 청하기 위해 마시는 술도 수면 유도에는 다소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양질의 숙면을 방해하고 수면 중간에 자주 깨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점심 식사 후 20~30분간의 낮잠은 밤의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30분 이상의 낮잠은 더운 밤 시간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는 “매일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 약 40분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평일은 물론 주말이나 휴일에도 매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며 밤중에 일어날 일이 생기더라도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낮잠을 너무 많이 자게 되면 수면을 취해야 할 시간에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낮잠은 피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는 30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방차 한 잔으로 하루를 마감하자!

습관적으로 마시는 카페인 음료 대신 따끈한 한방차 한 잔을 통해 심신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한약재로는 대추, 감초, 소맥, 연잎 등을 들 수 있다. 대추는 몸이 허한 것을 보해주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어 불면증, 우울증 해소에 효과적인 약재로 알려져 있다. 감초는 신경 안정과 해독에 좋으며 연잎은 걱정과 번민으로 잠을 못 이룰 때 도움이 되는 한약재이다.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불면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불면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잠이 들기 어렵다고 해서 무턱대고 수면제의 힘을 빌리기보다 가벼운 불면증이나 초기 불면증의 경우라면 따뜻한 차 한 잔을 통해 잠시나마 스트레스를 잊고 마음을 편하게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