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을미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설 연휴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을 찾아뵈면서 특히, 연세가 있는 부모님이라면 우선 관절건강부터 살펴야 한다. 대부분의 부모님이라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괜찮다”고 하기 쉽다. 하지만 옷을 입고 벗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 걸음걸이 같은 간단한 행동만 보더라도 부모님의 관절건강을 살필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주름이 늘어나는 것처럼 관절은 우리 몸의 축으로 여러 운동 기능을 담당해 누구나 퇴행성 변화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단순 노화현상이라고 생각해 초기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나 오십견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65세 이상 노인 중 80%가 경험하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에 속한다. 그만큼 흔하다 보니 무릎이 아파도 나이 탓으로 여기고 통증을 참고 견디는 부모님들이 많다. 만약 부모님이 앉거나 누우셨을 때 무릎 뒷부분인 오금이 바닥에 가까이 닿지 않는다면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효과가 있으나,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MRI 같은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연골파열이나 연골결손 소견이 있는지 확인되면 관절내시경 수술과 연골 재생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또한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 앞쪽이 시큰거리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슬개골의 연골연화증을 의심할 수 있다. 가급적 계단을 피하고 의자에 앉아 TV를 보면서도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대퇴사두근 근력강화운동이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무릎 앞쪽에서 “딱”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 느껴진다면 추벽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추벽 증후군은 약물치료 등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관절내시경적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초기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머리를 빗거나 옷을 입고 벗는 등 일상적인 동작을 할 때 통증과 함께 어깨 동작이 부자연스럽다면 오십견이나 어깨 힘줄손상인 회전근개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유착성관절낭염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통증이 있어도 참는 부모님이 많다. 물론 일부 환자에게서 시간이 지나 통증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오십견 환자의 98%는 회전근개질환과 같은 다른 어깨질환을 함께 동반하고 있다. 때문에 회전근개질환을 단순히 오십견으로 여겨 치료를 미루다 보면 어깨를 움직이는 힘줄 부위가 손상되거나 파열로 이어질 수 있고 어깨가 굳는 오십견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X-ray, 초음파, MRI 등 검사가 필요하나 우선 단서가 될 수 있는 증상을 부모님께 여쭤보는 게 중요하다. 오십견의 경우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나타나는데 뻣뻣하게 굳어 있는 관절로 인해 타인의 도움으로도 잘 올라가지 않는다. 회전근개 힘줄에 이상이 있을 경우 팔을 들어 올릴 때뿐만 아니라 내릴 때도 통증이 동반되며 팔을 어깨 높이로 올리기는 힘들지만 타인의 도움으로는 어느 정도 올라 간다. 중년층 이상에서 어깨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 회전근개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들은 저하되기 마련이다. 자녀들에게 돌아가는 부담 때문에 불편해도 내색하지 않는 부모님의 관절건강을 지켜 드리기 위해 이번 설을 계기로 자녀들이 먼저 부모님의 관절 이상에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어떤 병이든 예방이 중요하지만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면 초기 진단과 치료가 결과를 더 좋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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