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10개월 동안 새로운 생명을 품는 임산부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실제로 임산부들은 임신 기간 중 신체의 변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는다. 호르몬의 변화와 체중증가로 인해 절반 이상의 산모들이 요통을 경험하게 된다.

허리뿐만 아니라 골반, 척추뼈, 갈비뼈 통증도 동반하는데 약을 먹거나 외과적인 수술 모두 임신 중에는 불가하기 때문에 아픈 허리만 부여잡은 채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임신 중 나타나는 요통의 발병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D라인 앞에 무너지는 척추 라인

척추 건강에 가장 좋은 바른 자세는 서 있을 때 머리와 가슴, 배가 일직선을 이루어 몸의 중심이 곧게 서 있는 형태다. 이 자세는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는 척추의 부담을 효율적으로 분산시켜 준다. 바른 자세로 서 있을 때 척추는 인대와 근육도 모두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S자 형이 된다. 반면 허리가 굽으면 머리가 앞으로 오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몸도 앞으로 쏠린다.

임산부들은 이와 반대다. 임신 중 몸무게 증가량은 평균 10~13KG 가량으로 이중 배가 차지하는 무게가 절반 이상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거운 배를 지탱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뒤로 젖히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 또한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것과 같은 전형적인 나쁜 자세다.

임산부는 D 라인으로 인해 정상적인 척추 라인이 무너지게 되는데 10개월 동안 나쁜 자세를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휘게 된다. 허리가 휘는 것 자체가 척추뼈와 디스크에 많은 부하를 줘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연세바른병원 박영목 원장은 “약물 치료나 운동 치료에 한계가 있는 임산부의 경우 생활 속에서 바른 자세를 의식적으로 잡으려 노력하는 것이 유일한 요통 완화 방법”이라며 “한 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일어나서 몸을 꼿꼿하게 펴 주는 것이 좋다. 서있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감이 100, 앉아 있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감이 140, 누워있을 때는 25 정도이기 때문에 임산부의 경우 상황이 허락한다면 자주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 피할 수 없으면 운동하라

임산부 요통의 두 번째 원인으로 임신 중 발생하는 호르몬 변화를 이유로 들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아이를 보호하고 출산을 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호르몬 변화가 나타난다. 특히 8~10개월 임신 말기에는 평소보다 10배 이상 릴렉신 호르몬이 증가한다.

이 호르몬은 커져가는 자궁을 산모가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이 덕분에 태아가 자궁을 통과하는 게 쉬워지지만 반대로 척추를 꼿꼿하게 받쳐주어 안정성 유지를 위한 근육과 인대 결합력은 떨어지게 된다.

허리를 받쳐 주는 근육과 인대가 튼튼하다면 척추 조직에 손상이 생겨도 별다른 통증 없이 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반면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면 특별한 증세가 없더라도 척추에 긴장을 주는 불편한 자세나 습관을 견디지 못해 통증을 느끼게 된다. 특히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근육은 허리 근육 가운데 신전근(허리를 펴서 버티게 해주는 근육)이 특히 중요한데 이 근력이 약해지면 조금만 앉아 있어도 허리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연세바른병원 하동원 원장은 “임산부의 경우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운동을 하는데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며 “목 스트레칭을 통해서도 손쉽게 신전근을 강화 시킬 수 있다. 목을 뒤로 젖힐 때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눌러 힘의 균형이 10초간 유지되도록 하는 동작을 5차례 반복하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잠잘 때도 주의가 필요한 임산부

세 번째 원인은 혈류장애다. 임산부가 똑바로 누워 잘 경우 커진 자궁에 의해 대정맥이 눌리게 된다. 이는 정맥 내 압력을 증가시키게 되고 요추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저하시킨다. 특히 밤에 요통이 더 심해지게 된다.

우선 자신에게 맞는 높이의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베개가 너무 높으면 머리가 들리거나 목이 굽어지는데 이는 척추 통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요통이 심할 때는 베개나 쿠션을 무릎에 끼고 조금 구부린 상태로 옆으로 눕는 것이 허리에 부담을 덜어준다.

임산부의 경우 요통이 질환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척추 전만증을 주의해야 하는데 늘 허리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통증이 발생할 경우 따뜻한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인대나 관절에 무리가지 않는 수영, 가벼운 에어로빅,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임신 말기에는 허리가 뒤로 휘어지지 않도록 임산부용 복대를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