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은 22일 암, 비만, 심혈관 질환 등 한국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병의 예방과 이를 정책, 문화, 의료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식생활과 건강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주요 질환의 원인과 식생활과의 연관성을 밝히고, 건강한 식사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배금주 보건복지부 식품정책과장은 "식품안전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산업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가의 식품안전 체계정비’, ‘식품안전 확보를 위한 기업의 역할’,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의 3요소가 균형을 이루고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박태균 식품전문기자는 한국음식의 특징을 ‘스파이시(spicy, 자극적인)’․‘헬시(healthy, 건강에 좋은)’․‘펀(fun, 재미있는)’으로 꼽으며, 한국음식은 훌륭한 웰빙 재료인 고추, 마늘을 향신료로 쓰고, 채식 대 육식이 8 대 2의 황금비율로 식단이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발효음식과 찜, 조림, 회 등 건강친화적인 조리법 등이 발달돼 있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슬로푸드'라고 소개했다.  

박민선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트랜스지방 섭취를 2%, 포화지방 섭취를 5% 줄이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각각 53%, 43% 감소한다”며 “하루 세끼 일정량을 규칙적으로 먹고, 고기, 생선, 콩 등의 단백질과 올리브오일, 등푸른 생선, 견과류 등의 불포화지방을 섭취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또 박 교수는 “우리나라 성인 1일 소금섭취량이 13.4g으로 권장량인 5g의 2.7배”라며 “간장, 고추장 등의 장류 대신 마늘, 양파, 식초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강재헌 인제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밥 중심 식사는 지방의 섭취가 적으며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고 단백질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형태로서 빵, 육류 중심의 서양식사 패턴에 비해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혀 있어 비만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20년간 비만 한국인의 급증은 식생활의 서구화에 기인한 것이므로 이를 바로 잡아 밥 중심 식사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명 박사는 "암이나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해 비타민 A, C, E 종합비타민 혹은 기타 항산화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효과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주 부산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당뇨병 발병의 현저한 증가는 생활습관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규칙적인 운동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한 식이 요법 등을 통해 58%의 당뇨병 발병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덕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충분한 영양소 공급은 면역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면역력 저하와 영양 결핍이 동시에 발생하기 쉬운 고령층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면역기능 저하는 거대 영양소인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등을 포함해 미세영양소인 비타민․구리․마그네슘․철 등의 결핍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면역력 강화를 위해서는 균형적인 영양섭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 “뇌 건강에 좋은 생선, 제철 채소와 과일, 우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며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사람은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배 높으므로 육류를 적게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 교수는 비만인 사람이 3년 후 치매에 걸릴 확률은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 1.8배 높고, 복부비만인 40대는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체중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