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정월 대보름 새벽에 부럼(호두·잣·밤·땅콩·은행 등)을 깨물어 한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했다. 또한 부럼을 깨물어서 ‘딱’ 하고 소리가 나면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도 튼튼해진다고 믿었다. 이같은 풍습에 따라 오는 17일 대보름을 앞두고 재래시장, 할인마트, 백화점 등에서 부럼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옛날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서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좋지 못했고, 곧잘 부스럼이 나 버짐이 피었다. 이 때문에 호두나 땅콩 같이 영양가 높은 음식을 미리 먹여 피부병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는 게 부럼을 깨무는 이유였다. 하지만, 부럼을 깨물면 정말 치아가 단단해질까.
보름달을 보면서 가족과 함께 한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것도 좋지만, 임플란트를 했거나 치아가 약한 사람은 부럼처럼 딱딱한 것을 깨물 때 치아가 손상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치과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임플란트를 한 사람은 인공보철치아가 약하기 때문에 부럼과 같은 딱딱한 음식을 자주 씹으면 연결부위와 나사가 깨지거나 변형되고 풀려서 보철치아가 파손될 수 있다.
강동 경희대치과병원 보철과 이성복 교수는 “다양한 견과류를 먹어서 식물성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은 좋으나 딱딱한 부럼을 깨무는 것은 오히려 치아건강에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성복 교수는 “치아는 근육, 관절과 달리 꽉꽉 씹는다고 해서 훈련되는 것이 아니고 노화될 뿐”이라며 “삼겹살의 연골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일부러 연골만 찾아 씹어 먹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한 식습관이 치아균열의 원인이 된다.” 고 말했다.
또한 한국인은 음식을 입에 넣자마자 ‘빠드득’ 깨뜨려서 ‘서걱서걱’ 씹어 먹는 식습관을 갖고 있어 20대에 서양인들의 30대에 해당하는 치아마모가 나타나고 40대 중반쯤에 이르러 서양인들의 60대에 해당하는 치아를 갖게 된다. 음식을 씹을 때 ‘시큰하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인체조직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온몸이 푸석해지듯이 치아에도 균열이 생기므로 40대쯤 치아균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건강한 치아유지를 위한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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