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피부는 체중의 1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체의 가장 큰 기관으로 장기를 보호하고 병원균을 막아내며 많은 수의 신경말단을 지니고 있어서 감각에 반응하고 땀을 배설시켜 체내 열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고마운 피부 또한 외부환경으로부터의 지속적인 공격에 취약한 특징이 있다. 특히 계절의 변화는 피부를 더욱 민감하게 만드는 최대요소로 최근에는 봄가을의 경계가 크게 허물어지면서 피부에 미치는 스트레스는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피부가 계절이 변화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 발 미세먼지와 황사의 위협은 설상가상 피부모공을 막고 기관지를 약화시켜 피부노화를 초래하기까지 한다. 한의학에서는 ‘폐가 피부와 모발을 담당하는 곳’이라는 뜻의 ‘폐주피모(肺主皮毛)’를 피부치료의 중요한 원리로 내세우는데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해 폐 기능이 떨어져 피부트러블이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직장인 이수영(30. 가명)씨도 이 같은 계절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최근 백반증이 재발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 씨에 따르면 지난겨울에 피부과에서 엑시머레이저치료를 받고 호전됐는데 최근 갑작스럽게 더워진 날씨 탓에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백반증이 재발했다는 사연이었다.

전문가들은 강한 자외선이 백반증 재발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우보한의원 이진혁 원장은 “백반증이란 멜라닌색소가 파괴되는 후천성색소결핍 질환인데 아무리 나았다고 하더라도 환부가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이미 피부면역력이 약해진 부위기 때문에 피부가 붓고 따끔거리며 붉게 변하는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증상이 심해지거나 환부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상청이 밝힌 한반도 기상관측 자료를 살펴봐도 우리나라는 4월부터 자외선지수가 평균 6.4정도로 급상승해 7월이면 8.0 정도로 고위험 단계까지 상승한다. 가을이나 겨울철에 약 1.5~2배 정도의 수치다.

소아의 경우에는 어른보다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 멜라닌세포 자극호르몬(α-MSH)이 부족해서 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것만으로도 멜라닌색소가 파괴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일단 백반증이 생겼다면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백반증은 초기에 활동성이 높아서 병변이 빠르게 번지는 특성이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멜라닌세포의 완전파괴가 가속화돼 반점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어서다.

이진혁 원장은 “해외에서조차 백반증에 대한 연구와 치료법이 정립돼 있지 않다보니 백반증을 완전히 정복할만한 치료법은 현재 부재한 상태”라며 “유일한 대안은 백반증의 주된 악화요인인 자외선을 철저히 방어하면서 멜라닌색소의 생성을 유도하는 치료와 이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신체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루성피부염’도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아주 치명적이다. 지루성피부염은 본래 습진의 일종으로 두피, 안면부(T존), 겨드랑이 등 피부접합 부위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피부표면이 붉게 변하면서 인설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오존층 파괴로 증가한 자외선 역시 피지분지를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기온이 올라갈수록 땀이 많아지면서 피부세균의 번식도 빨라진다. 또 피지와 땀 때문에 세수나 샤워를 하는 횟수가 증가하는데 지루성피부염 환자의 경우 너무 잦은 세수는 오염물질뿐 아니라 피부의 수분까지 제거해 피부건조화와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이하 아토피)또한 봄여름에 더 심해진다. 아토피는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기 때문에 봄철 증가하는 꽃가루, 황사 등에 의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역시 피부염증을 가속화한다. 특히 이를 무사히 넘겨도 여름장마철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인해 피부가 짓무르고 외피가 손상되면서 가려움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고온다습한 환경에 의해 무좀이나 습진환자 역시 증상이 악화되기 쉬우며 장마철에는 완선, 어루러기, 농가진 같은 세균성피부질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