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결핵’하면 대부분이 후진국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경제가 어려워 매 끼니 걱정에 시달리던 때에는 결핵이 만연하게 발생하는 흔한 질병이었다. 당시에는 결핵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건강지침을 알려주는 이들도 없었고, 결핵환자를 격리하는 등의 관리에 소홀했다. 그러나 요즘은 정부에서 각종 질병에 대한 관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각종 먹거리가 넘쳐나는 잘 먹고 잘 사는 시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결핵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국가결핵감시체계를 통해 신고·보고된 결핵환자 현황을 집계·분석한 ‘2012 결핵환자 신고현황 연보’를 보면 총 39,545명의 새로운 결핵 환자가 신고 됐다. 여성보다는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했고, 80세 이상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70세 이상, 60세 이상 순으로 발생했다. 특히 2011년에는 39,557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2,36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인구 10만 명 당 100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OECD 평균 8배나 높은 수치로 OECD 34개 국가 중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다소 줄어든 수치이긴 하지만 10만 명 당 79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역시  OECD 국가 중 결핵환자 발생 수 1위에 해당한다. 이것은 다른 나라들의 결핵 관리가 그만큼 철저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과거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사라진 줄 알았던 결핵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이후부터이다.
결핵은 1882 독일의 로버트 코흐가 결핵의 원인인 균을 발견하게 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결핵은 결핵에 걸린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했을 때 튄 침방울 등을 통해서 감염되는 전형적인 감염성 질병이다. 물론 침방울에 접촉했다고 해서 모두가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이 중 30% 정도가 감염되고, 감염된 사람의 10%가 결핵으로 확진된다. 나머지 90%의 감염자는 신체 내의 감염인자를 갖고 있으면서도 평생 건강하게 살아간다.

이는 개인의 신체적 영향력과 주변 환경에 따라 결핵에 걸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그만큼 결핵 감염인자라 하더라도 평소 철저한 예방과 관리를 하면 증상이 나타나지도 않고, 확진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2주 이상 잦은 기침, 감기로 오해하면 안돼

입춘이 지났어도 3월의 날씨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다. 이럴 때 자칫하면 감기에 걸려 고생하기 때문에 약을 달고 사는 이들이 많다. 환절기일 뿐만 아니라 황사도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기에 발생하는 기침을 자주하게 되면 감기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핵의 증상과 비슷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결핵은 기침을 하거나 가래가 끼는 감기와 비슷하거나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과도 유사해 구별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감기 증상은 1주일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호전되므로 특별한 원인이 없이 최소 2주에서 3주 간 기침이 지속된다면 결핵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결핵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폐결핵 환자의 70~80% 정도는 갑작스럽게 나타나며 호흡기 관련된 증상과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폐결핵의 증상이 감기나 다른 호흡기질환과 유사해 환자 본인 스스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침이나 가래를 지속하다가 피가 섞인 가래가 나오거나 피를 토하기도 하는데, 피를 토할 정도가 되면 결핵이 초기 단계를 넘어 상당히 진행된 경우를 뜻한다. 이보다 더 진행됐을 경우엔 폐가 손상되면서 호흡이 곤란하고 흉통이 발생한다. 때문에 결핵은 조기검사를 통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좋다. 전신 증상으로는 몸에서 열이 나거나 신경이 과민하고, 식욕부진, 소화불량으로 인한 체중감소, 집중력이 저하된다.

 
폐 부위 이외에 흉막, 림프절, 척추, 뇌, 신장, 위장관 등에 결핵이 발병하기도 하는데, 림프절 결핵에 걸렸을 경우는 목 부위나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이 붓고 통증이 새긴다. 척추 결핵이면 허리에 통증을 느끼고, 뇌에 결핵이 생긴다면 두통이나 구토 증세가 나타난다.

척추에도 결핵이 걸린다?

주부 박 모(51세)씨는 굽은 등 때문에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몇 개월 전부터 허리가 아프다 말다를 반복하더니 어느 순간 허리 통증이 심해지면서 다리까지 마비가 됐다. 그녀의 병명은 바로 척추 결핵이었다. 그녀는 과거 결핵을 앓은 적이 있었는데, 완치 후에도 몸속에 잠복해 있던 결핵균이 면역력 등이 떨어진 틈을 타고 척추를 침범한 것이다.

이렇게 결핵균은 몸속에 잠복해 있으면서 척추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신장이나 뇌, 관절에도 침범한다. 우리나라에 결핵균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약 20%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를 보면 누구나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예방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척추결핵에 걸리더라도 증상은 감기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다가는 근력이 마비되거나 대소변 기능 장애까지 올 수 있다. 제 때 발견하면 항결핵제를 이용하면 약물치료만으로 쉽게 결핵균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결핵치료가 쉽다고 생각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이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것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결핵균은 매우 끈질기기 때문에 완치 판정이 나기 전에 1차 약물 치료를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먹게 되면 내성이 생긴다. 내성이 생기면 약믈 치료의 효과가 적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더 많은 2차 약을 장기간 투여해야하므로 완치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사망하는 경우도 생긴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골관절센터 정국진 교수는 “척추 결핵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돼 허리가 아픈 것 외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다가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갈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결핵균은 척추 디스크와 뼈를 녹여 파괴함으로써 척추를 관통하는 척추 신경이 눌려 심한 경우에는 하반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치료시기를 놓쳐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는 결핵균이 척추 뼈는 물론이고, 주변 조직에도 고름 주머니를 만들어 허리나 등이 아닌, 가슴이나 배 쪽에서 수술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기침 에티켓으로 감염 막아야

결핵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감염되는 가장 대표적인 감염성 질환이어서 기본적인 에티켓을 습관화해야 예방을 하고 감염을 막는다. 특히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 부모님의 세심한 관심이 중요하다. 아직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의 경우는 유치원에서 단체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질병을 옮기고, 또 옮겨오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몸이 아프면 혼날까봐 즉각 말 하지 않고 숨기기도 해서 아이의 신체 변화나 건강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결핵의 전염성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도 기침 에티켓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홍보하고 있다. 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결핵균이 들어 있는 입자가 공기 중에 나와 수분이 적어지면서 날아다니기 쉬운 상태가 된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이러한 침방울이 타인이 호흡기에 들어가면 감염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평소 기침을 할 때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리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아울러 결핵은 심한 피로나 스트레스,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될 때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평소 충분한 영양섭취와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다. 

특히 결핵이 의심되면 가까운 보건소나 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한다. 감염 초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결핵 진단 후 약물의 복용이다. 결핵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결핵 치료의 초기 약 복용 기간은 6개월이다. 이 기간을 정확하게 지켜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간혹 결핵의 증상이 심하지 않다하여 이 약 복용기간을 잘 지키지 않고 증상이 심해질 때만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인체의 면역력을 점진적으로 약화시켜 결국에는 인체가 결핵을 감당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결핵의 진단과 복약은 반드시 전문가의 소견을 따라야 한다.

허영진한의원 허영진 원장 “특히 평소 면역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한의학 진료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결핵과 관련해 기침이나 감기 증상이 자주 있는 경우 반드시 정기적으로 한방진료를 받고 한약과 자하거, 산삼 등의 약침치료 등을 통하여 체력 즉,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사진: 최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