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만병의 근원이라 불리는 대사증후군은 전 세계인들을 사망케 하는 원인 중 가장 많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대사증후군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중풍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이다. 전 세계인의 약 30%가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한 고령화와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인해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질병부담 및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복부비만, 고혈압, 내당능 장애,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이 한 사람에게 함께 나타나는 상태를 말하며 전 인구의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복부비만(남자: ≥90cm, 여자: ≥85cm), 높은 혈압(≥130/85 mmHg), 높은 공복혈당(≥100mg/dl), 높은 중성지방(≥150mg/dl), 낮은 HDL-콜레스테롤(남자: <40mg/dl, 여자: <50mg/dl) 중 3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다. 특징적인 것은 각 대사증후군 진단 항목들이 각 항목에 대한 임상질환보다 기준치가 낮게 잡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혈압은 140/90mmHg 이상일 때 진단되지만 대사증후군의 높은 혈압 진단 기준은 고혈압의 진단기준보다 낮은 130/85mmHg이다. 이는 임상질환에 도달하지 않을 정도의 경계적인 증가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가 중복되면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물림되고 있는 대사증후군
더 큰 문제는 대사증후군이 가정에서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이 1998년부터 2008년 동안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65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모의 대사증후군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는 현상을 보였다. 대사증후군이 없는 부모에 비해 한쪽 부모만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자녀의 대사증후군 발생위험도는 4.2배, 양쪽 부모 모두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자녀의 발생할 위험도가 8.7배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대사증후군의 평균 유병률은 40대 연령의 아빠의 경우 30.3%로 나타났으며 엄마는 15.2%, 10대 아들은 3%, 10대 딸에서는 1.9%로서 전체 10대 청소년의 대사증후군의 유병률은 2~3%로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부모가 대사증후군이 있거나 자녀가 비만해지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특히 비만 자녀에서는 대사증후군 발생위험도가 급증했다. 부모가 대사증후군이 없는 경우 비만인 자녀의 대사증후군 발생 유병률은 18.2%였으나 한쪽 부모만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비만인 자녀의 대사증후군 발생의 유병률은 29.2%, 양쪽 부모 모두 대사증후군이 있고 자녀가 비만인 경우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53.9%로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로 부모가 비만 혹은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을 포함한 병력이 있다면 자녀에게 그대로 이러한 질환들이 대물림될 가능성이 크고 자녀들이 비만해지면 자녀들이 대사증후군에 걸릴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부모의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유전적 요소 및 식습관, 운동습관 등 환경적 요소가 모두 자녀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계백병원 박미정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운동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한식 위주의 식생활이 줄고 집 밖에서 사먹는 고단백·고칼로리의 동물성 지방섭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청소년 시기의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당이 관리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청장년 시기의 성인병으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또한 분당차병원 유은경 교수는 “건강시한폭탄인 대사증후군은 소아청소년에서도 드물지 않으므로 가족력이 있고 본인이 비만인 경우 즉,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빨리 전문의를 찾고 초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골고루 먹는 식습관, 대사증후군 발생 낮춰
한편 음식을 골고루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20% 이상 감소하고 복부비만이 될 가능성은 40%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2년 우리나라 성인을 대상으로 식사패턴과 대사증후군 발생과의 관련성을 추적 조사한 결과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골고루 먹는 식사습관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장 골고루 섭취하는 군의 식사패턴은 잡곡밥(1일 2~3회), 김치 외 채소(1일 6회 이상), 생선 및 해산물(1일 2회), 해조류(1일 1회), 콩(1일 1회), 육류 및 달걀(1일 1회), 과일(1일 1회), 유제품(1일 1~2회) 등을 다양하게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골고루 섭취하지 않는 경향이 높아질수록 잡곡밥이나 채소의 섭취가 줄어들고 생선 및 육류 등 단백질식품의 섭취도 줄어들었다. 특히 아주 치우치게 먹는 군의 경우는 흰쌀밥과 김치를 위주로 식사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사증후군 효과적 관리법은?
대사증후군이 생기는 이유는 도미노를 연상하면 쉽다. 도미노는 첫 번째 조각이 쓰러지면 뒤에 있는 조각들이 연속해서 쓰러지는 놀이로 대사증후군은 도미노와 같다. 나쁜 식습관, 운동부족과 같은 생활습관이 지속되면 복부비만과 인슐린저항성을 야기하고 그 결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내당능장애 등의 대사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병태가 지속되면 동맥경화가 계속 진행되어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중풍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발생하고 결국 이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지금 넘어지고 있는 도미노 조각에만 관심을 써서는 전체 도미노가 넘어지는 것을 예방·관리할 수 없다. 아래쪽에 있는 도미노 조각이 넘어져 있다면 그 위쪽에 원인이 되는 다른 도미노 조각이 넘어져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고혈압으로 진단되었다면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 혈압약만 복용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의 혈압을 높이는 데 기여한 선행요인은 없는지 찾아야 한다. 짜게 먹는 습관, 운동부족, 과음, 비만 등의 혈압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선행요인들을 찾고 발견된다면 함께 교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대사도미노의 어느 조각이 넘어져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대한 치료와 함께 그 원인을 찾아 함께 교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비만과 관계있다고 봐
한의학에서는 대사증후군이 비만과 관계있으며 비장(肥臟)과 간(肝) 기능이 약해져 체내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생기는 노폐물 등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 진단한다.
지난 70년대와 비교해서 요즘 한국인의 음식 섭취량은 큰 변화가 없지만 지방질 섭취 비중은 크게 늘었다. 70년대에는 총 에너지 섭취량의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질의 섭취 비율이 80 : 13 : 7 수준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66 : 16 : 18로 지방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35세 미만 연령층이 워낙 기름진 것을 좋아하는 추세라 고지혈증의 위험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혈액 속에 지방성분이 많아지면 혈관 벽에 달라붙어 쌓이게 된다. 이에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성이 없어지면서 동맥이 굳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동맥경화’다. 심장에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심근경색증이 생기고 뇌혈관에 생기면 중풍이 발생되며 급사의 위험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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