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갑작스럽게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동반된다면 방광염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여성에게 방광염이 더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남성에 비해서 요도가 짧아 세균감염에 더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방광염은 여성의 50% 이상이 한 번 이상은 겪는 비뇨기 질병으로 자연적으로 낫는 경우도 있으며 초기에 방광염치료를 잘 해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가벼운 질병이기도 하다.
화장실을 들락날락, 참을 수 없는 마려움
여름에는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수분섭취량이 많아지지만 그만큼 땀으로 배출하는 양도 많아 소변의 양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에는 적절한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돼 소변의 양도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화장실 가는 횟수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도가 지나칠 정도로 자주 들락날락 거린다면 과민성 방광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하루에 소변을 보는 횟수가 8번 이상이거나 수면 중 소변이 마려워 2번 이상 잠에서 깬다면 위험한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해져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방광근육이 수축을 하는 질환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소변이 급하게 마려운 동시에 요실금이 있는 경우와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면 참기 어려운 요절박으로 본다. 요실금이 있으면 방광염도 함께 겪을 수 있는 이유는 두 질환 모두 노화로 인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로 40대에서 60대까지,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방광염이 잘 발생하고 매년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물론 요실금과 방광염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변과 관련돼 있지만 세부증상은 조금씩 다르다.
요실금은 나이가 들면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게 되고 폐경이 오는 것처럼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로 본다. 골반 근육이 약해지고 방광이 정상 위치보다 처지게 되면 요도가 약간 열리게 되는데, 이때 본인의 의지 없이 소변이 새어 나오는 것이 요실금이다.
방광염은 대장균이나 포도상구균 등과 같은 세균이 원인이 되어서 나타난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발생률을 높인다.이렇게 방광이 예민해 지면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신경을 쓰게 되면서 일상생활이나 업무 능률이 저하되고 심하면 우울증까지 생긴다. 특히 소변을 참기 힘든 요절박의 경우 노인일수록 급하게 화장실을 가다가, 혹은 화장실 안에서 미끄러져 낙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의학적으로 과민성 방광에 걸리는 이유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증상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방광요도질환, 신경질환, 기능성 배뇨장애, 약물부작용 등으로 인해 요로감염, 요로폐색, 방광수축력저하, 방광암 등의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는 전립선비대증이 대표적이다. 여성의 경우는 요도가 남성에 비해 짧아서 질 입구에 균 발생이 용이해 방광에도 염증이 잘 생긴다. 또한 질 안쪽까지 과도하게 세정하거나 성관계 이후 발생하기도 한다. 중앙대병원 비뇨기과 명순철 교수는 “과민성 방광 증상이 의심되면 기본적으로 요검사 및 배뇨 후 잔뇨량 측정, 배뇨일지, 삶의 질에 관한 설문지를 해보거나 신경질환이 있거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진단이 모호한 경우, 또는 침습적인 치료를 계획하고 있는 경우에는 기본검사 외에 방광경검사 및 요세포 검사 등 추가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연스러운 노화증상이라고 방치하지 마라
방광염의 경우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치료방법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일명 케겔운동이라고 불리는 골반저운동과 방광훈련 등을 꾸준히 하면 과민성 방광염 증상이 개선되며 비만인 사람은 방광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다. 밤에 수면을 취할 때 소변 때문에 잠에서 쉽게 깬다면 오후 6시 이후부터는 수분섭취를 되도록 자제하고 이뇨작용을 일으키는 커피와 녹차 등 각종 카페인 음료와 탄산음료의 섭취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수분섭취는 순수한 물을 통해 공급받는 것이 좋다. 변비가 있는 이들 역시 방광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해 방광을 예민하게 만든다. 변비가 있으면 배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주게 되고 이는 방광에 압력을 증가시킨다. 이미 방광염을 앓고 있다면 증세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배변에 도움이 되는 섬유질 섭취와 적당한 운동을 통해 장 기능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교정법을 시행한다고 해서 100% 치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전문가를 찾아 충분한 상담 후 약물치료가 처방되기도 한다.
단순 방광염은 여성이 평생 살면서 2명 중 1명이 걸릴 만큼 흔하게 발생한다. 단순 방광염은 가임기 여성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있거나 성관계 이후 소변을 볼 때 따끔한 정도로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 있다. 반면 피임을 위해 살정제를 자주 사용하거나 요로감염과 관련된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한 번 방광염에 걸린 후 재발이 잦다. 단순 방광염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점점 악화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여성들은 소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온다면 가장 먼저 방광염을 의심해야 한다. 물론 꼭 방광염이 아니더라도 비뇨기와 관련해 암이 생겼거나 혈관기형으로 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신장이나 방광, 요도 등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소변의 색이나 냄새가 탁한 정도, 혈뇨 등을 통해 알아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끔은 소변을 자세히 관찰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남성의 경우 혈뇨가 발생하면 방광암을 의심해야 한다. 방광염은 여성에게 발병확률이 높지만 방광암의 경우는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비해 4배 정도 높다. 이외에도 남성은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 등의 질환이 있을 경우에도 혈뇨가 보이기도 한다. 방광염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항생제 등 약물을 투여하가나 성관계 후에는 세균 침투를 예방하기 위해 바로 소변을 배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운동법을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악화되면 약물 요법을 시행하며 이러한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신경조정술 또는 수술 등을 통한 2차 치료법을 시행한다.
명순철 교수는 “많은 환자가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기 전에 민간요법, 식이요법 등으로 병을 다스리려 하는데 이는 잘못된 태도”라며 “같은 증상이라도 다른 질환인 경우도 많고 그중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도 있을 수 있으므로 적어도 숨어있는 중증 질환이 있는지를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도 방광이 예민해지거나 방광염은 신장이나 비장의 면역력이 떨어지며 습열로 인해 발생한다고 본다. 습열의 원인은 기름진 음식이나 과음을 자주하거나 잦은 성생활, 스트레스나 신경과민 등이다. 습열은 말 그대로 습하면서 열이 오른다는 뜻으로, 기본적으로 습기와 노폐물을 배출하고 열을 내려주는 치료를 한다. 개인의 체질을 비롯해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법을 시행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나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고, 겨울철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