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그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문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한의사 손을 들어주는 취지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앞으로 한의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2인의 한의사가 안질관 관련 의료기기 사용에 대하여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자격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과학기술의 산물인 의료기기의 사용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그 이유로 “의료법 제27조 제1항 본문 후단의 해석 또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두어 해석되어야 하며, 의료기기 성능이 대폭 향상되어 보건위생상 위해의 우려 없이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자격이 있는 의료인인 한의사에게 그 사용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해석돼야 한다”고 밝혔다.

즉, 현대 의료기기라도 한의사들이 사용하는데 있어 환자에게 위해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사용하는 것이 합법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한의계에서는 이번 헌재의 판결을 두고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의계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합리적인 판결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논란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매우 뜻깊은 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대한한의사협회 김태호 홍보이사는 “한의계 입장, 그리고 의료기기 사용 문제적인 측면으로 보면 굉장히 큰 판결”이라며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문제들도 제도적으로 많은 제한이 있었는데 이번 판결로 인해 반전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왓처 자료사진.

그렇다면 이번 판결로 인해 한의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우선 헌재에서 안압측정기에 대해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는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로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보면 초음파와 골밀도측정기 등의 의료기기 역시 한의사가 사용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현재 의사협회 쪽과 걸려있는 20여개의 소송 역시 이번 헌재의 판결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의협 김태호 이사는 “초음파나 골밀도측정기 등은 안압측정기와 마찬가지로 환자들에게 위해가 되지 않는 의료기기이고 현재 한의과 대학에서도 한의사들이 교과목으로 배우고 있는 진단기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용하는데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또한 김 이사는 “현재 의사협회쪽과 걸려있는 의료기기 사용 관련 20여개의 소송 역시 이번 헌재 판결이 큰 영향을 미칠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의계에서는 이번 헌재의 판결을 놓고 대표적 현대의료기기인 MRI와 CT의 사용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로 인해 MRI나 CT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된 이번 판결은 향후 한의계의 변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