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피곤이 몰려오면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오랫동안 목을 괴는 좋지 않은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런 자세는 척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심할 경우에는 척추가 틀어져 신경을 누르게 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이에 한방에서는 약침을 이용해 치료를 하는데 특히 요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지네를 이용한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다.

척추가 꼬이는 ‘척추관 협착증’

60대 주부 A씨는 최근 다리가 저린 증상이 심해졌다. 이에 병원을 찾은 결과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았다. 다리가 저린 증상의 원인이 다리가 아니라 척추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받은 진단은 바로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내에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봄철 많이 발생한다. 특히 척추관 내의 눌린 신경이 하지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통증이 다리부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리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보통 척추가 아닌 다리의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척추 전문가들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거나 쪼그리고 앉아야지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 허리를 펴는 것이 아니라 구부려야 편해지고 통증이 없다면 이는 척추관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부분 척추관 협착증은 쉬면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빠른 치료를 요하는 질환이다”고 말한다.

만약 척추관 협착증을 방치할 경우에는 치료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며, 나중에는 보행이나 서 있는 것도 힘들 정도로 질환이 진행된다. 더욱이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질환이기 때문에 빠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이에 양방에서는 미세현미경수술을 보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미세현미경수술은 수술현미경과 레이저를 사용하는 수술로서 부분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노인층에서도 시술을 받을 수 있으며 등근육의 손상과 출혈량이 적어 수술 후 회복도 빠른 편이다.

오공, 꼬인 척추를 풀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에 지네를 이용한다. 그렇다면 지네는 꼬일대로 꼬여버린 척추에 어떤 효과를 발휘할까.

한방에서는 지네를 오공(蜈蚣)이라고 칭한다.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왕지네를 대나무 막대기에 머리와 꼬리를 묶어서 말린 것으로 액제로 사용할 시에는 머리와 다리를 떼어내고 사용한다. 특히 지네는 일종의 어혈(병리적인 변화로 인하여 생겨서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킨 혈액:나쁜피)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 근육이 뭉치면서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척추 꼬임현상에 특효인 것이다.

이는 맛은 맵고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지네의 특성상 일종의 항경련작용이 있어 체내의 풍을 몰아내고 경련을 멈추는 작용이 있어 급만성 경풍과 파상풍으로 인한 경련, 팔다리가 움츠러들고 잘 펴지지 않는 증상에 효과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해독작용과 뭉친 것을 풀어주는 작용이 있어 각종 종기와 궤양에 효과가 있으며, 기혈의 순환을 촉진하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어 머리가 아픈 증상과 팔다리가 저린 증상에 효과를 나타낸다.

이와 함께 외상 또는 타박상이나 갑작스러운 동작으로 인해 허리를 심하게 삐거나 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요통이나 타박통에 사용되며, 실제로 동의보감에서는 지네를 약재의 일종으로 치유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향약집성방에서는 지네의 성질과 약효를 기재하고 있다.

또한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들이 독이 있는 지네에 물리고서도 뱀과는 달리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겉모습만으로는 전갈과 맞먹을 강력한 독이 있을 것 같은데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신기한다. 그 이유는 지네의 독에 있다. 지네의 독은 뱀이나 전갈과 달리 약하기 때문에 물려도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날 뿐 시간이 지나면 원상태로 돌아와 생명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팔방미인 ‘오공약침’

특히 척추와 관절에 효과가 좋은 지네를 한방에서는 약침화 시켜 효능이 더욱 좋은 오공약침으로 사용하고 있다.

약침요법은 침과 한약을 결합한 치료기법으로 일정한 한약재를 원료로 다양한 추출과정을 거쳐 만든 재료를 주사기를 이용해 직접 인체의 경혈에 주입해 경락 기능을 자극, 조절해 질병을 치료하는 한방요법으로 내과, 피부과, 신경정신과, 외과 등의 영역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다양한 효능 중에서도 요통에 효과적인 오공약침은 한의학의 원리에 근거, 지네의 유효성분을 추출해 해당질병에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경혈에 주사기를 사용해 주입하는 방법이다.

또한 기존 진통제로 조절이 어려운 신경병증성 통증에 진통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중년층의 고민인 오십견과 반복적인 운동 후 나타나게 되는 테니스 엘보우, 골프 엘보우 등의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가 있다.

아울러 신경계 질환인 안면마비, 안면신경염, 삼차신경통, 소아경풍, 다발신경근병증 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의 면역계 질환과 루게릭병, 악성종양, 파킨슨씨병 등의 난치질환들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이 밖에도 오공약침은 요실금, 치질, 다발성 관절염, 고지혈증, 발기부전 등의 기타질환도 치유능력을 보인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민간요법에서도 오공을 요통 치료에 사용해 왔으며 지네의 형상이 인간의 척추와 신경분포를 닮았다는 점에서 요통을 비롯한 각종 관절질환 치료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지네를 주 원료로 한 오공약침은 지네가 가지고 있는 독성 때문에 임산부 등은 사용할 수 없으며 특히 심근경색증,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이나 신장질환을 가진 경우 사용을 금하고 있다. 또한 간염, 간경화, 알레르기성 피부염, 아토피성 피부염(태열), 임산부, 정신 질환자, 과음 후, 각종 암 등에는 주의해야 해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오공약침은 시술 전에 스킨테스트를 반드시 실시한다. 약침을 처음 맞는 환자는 오공약침 0.1ml를 수삼리부위에 피내로 주입하게 되는데, 이때 주입 부위에 외과용 펜으로 원을 그리고 약 5분뒤 피부의 상태를 살피게 된다. 피부검사 결과 발적, 동통, 가려움 등 염증반응이 심하면 시술하지 않는다.

오공약침의 특징

① 치료효과가 신속 정확하다.
② 극소량의 약물로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낸다.
③ 전통침술에 비해 시술이 간편하다.
④ 내복하기 힘든 환자 및 응급환자에게 시술이 용이하다.
⑤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며 약물이 위장관내에서 파괴되는 것을 방지한다.
⑥ 다른 기존의 약침에 비하여 시술 시 통증이 적거나 거의 없다.
⑦ 소량의 약재를 사용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시술할 수 있어 한약재의 고갈에 대비할 수 있다.  

척추가 강해진다 ‘척유약침’

아울러 ‘혈기보양약침’에 속하는 ‘척유약침’ 또한 척추를 강하게 하고 진통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다. 여기서 혈기란 신기로서 인체에서 천기를 받아들여 정화된 물질로 가공한 것으로 인체를 만드는 근본물질을 가리킨다. 또한 인체의 형을 번영시키고 유지시키며 음식물을 먹어서 소화 흡수해 만들어지는 기혈과는 다른 개념이다.

이와 함께 보양이란 몸과 마음을 휴양(쉬게 하고 길러서)하게 하여 건강을 보전하고 활력을 기르는 것이다. 따라서 혈기보양약침이란 경혈에 본초의 정미로운 기운을 불어 넣어 경혈의 혈기를 조화시킴으로서 질병을 치료하고 신체 정기를 보양하는 약침 치료법이다. 혈기보양 약침의 효능은 약침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시술 방법에서 사해 조절법을 이용, 엉덩이에서 목까지의 척추선과 가슴에서 배까지의 임맥선을 따라 주요 혈자리를 취혈하여 자침하게 되며 국소의 병증이 아닌 전신의 기혈 보충 및 불균형을 치료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일반 약침과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혈기보양약침의 특성에다 관절에 특효를 보이는 척유약침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척추를 강하게 하고 통증을 다스리는데 효과적이다.

척추를 치유한다는 뜻을 지닌 척유약침은 녹용과 사향, 당귀, 천궁, 강활, 황기 등을 이용해 처방하며 이를 토대로 관절의 혈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관절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도움을 준다. 특히 척유약침은 목부터 꼬리뼈가지 이르는 모든 척추질환에 효능을 나타내며 견관절, 주관절, 고관절, 슬관절, 악관절 등의 대관절 질환에 사용되기도 한다.

척유약침은 의사의 의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침을 놓는 혈자리가 달라 질수 있지만 보통 요양관, 척중, 중추, 지양, 대추, 풍부에 자입해 독맥을 소통시킨다. 또한 환자의 통처 부근의 아시혈이나 의사의 진단에 따라 선혈해 자입할 수도 있다. 주입량은 보통 0.1~0.3cc를 기본으로 하나 환자의 상태나 침을 맞는 위치에 따라 주입량을 조절할 수 있다.

Tip. 오공약침 이렇게 탄생했다!

오공약침의 탄생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침구과장 김성철 교수는 지난 2007년 ‘오공약침 조성물’로 물질특허를 획득했다. 김 교수는 지난2001년부터 2년여 간 왕지네에서 독성물질을 제거한 오공약침을 연구, 특허출원 4년 만에 한약복합물질로 만들어진 최초의 디스크 치료용 조성물이다.

당시 김 교수가 개발, 특허를 획득한 분야는 약침 주사제 형태의 한약 조성물로서 복합성분임에도 불구하고, 물질특허를 받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또한 김 교수의 연구결과 오공약침은 염증의 발생에 이르는 과정에서 급성 염증의 초기에 일어나는 혈관성 반응에 관여해 염증매개에 주로 작용한다. 때문에 오공약침은 염증성 질환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통풍성 관절염, 감염성 피부염 증상으로 발생하는 하지 부종에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관련 김 교수는 “이 방면의 다양한 연구와 함께 활발한 특허출원을 통해 한의약 치료기술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오공약침의 표준화와 성분분석 및 국내산과 외국산의 유전자 감별법 등이 조속히 마련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제약학, 본초학, 의약화학 등의 분야와 공동연구를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 보다 전문화되고 폭넓은 연구를 위해서는 약침제제에 관한 전용실험실과 전문 연구기관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