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어느덧 늦가을의 문턱을 지나 초겨울에 접어들고 있다. 이 시기에는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의학적으로 이 시기는 건조한 기운이 지배하는 계절로, 몸이 건조해지면서 여러 가지 질병들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과음과 흡연, 심한 운동, 잦은 사우나, 자극적인 음식, 장시간 컴퓨터 사용은 체내 진액을 소모하고 열을 발생시켜 몸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차고 건조한 계절, 제대로 대비해야
가을과 겨울은 ‘폐의 계절’이다. 폐가 약한 사람은 주로 얼굴색이 희고 기침과 재채기를 잘하며 자주 우울해 하면서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증상을 반복한다. 이런 사람들은 감기와 같은 호흡기질환과 피부질환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가을 초입에 이들 질환을 다스려 놓지 못하면 겨울이 끝날 때까지도 고생할 수 있으므로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한다.
체질적으로 비염은 냉한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전신의 혈액순환을 도와 코 점막을 부드럽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비염 환자들은 단순히 콧물을 멈추게 하는 치료보다는 외부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지금과 같은 환절기에는 무리하지 않는 생활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항상 집안을 청결히 유지하고 실내습도를 4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염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생강과 계피를 2대1비율로 달여 아침과 잠자기 전에 수시로 마시면 증상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단전호흡을 배워보는 것도 좋다. 호흡을 깊이 하면 산소 공급이 잘되며 호흡을 천천히 깊게 하면 마음도 편안해지고 산소공급도 원활해진다. 하지만 폐호흡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으므로 단전호흡을 배워 깊은 호흡이 생활화가 되게 해야 한다.
호흡은 꼭 코로 해야 한다. 코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적당히 따뜻하고 습도까지 맞춰준다. 하지만 입은 그런 기능이 없으므로 차가운 공기에 폐가 그대로 노출된다. 사람이 폐기가 떨어지면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헉헉 숨을 쉬게 되는데, 입은 말할 때와 밥 먹을 때만 빼고 다무는 것이 원칙이다. 힘들더라도 코로 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계속 입으로 쉬면 폐기의 작용이 둔화된다.
서늘한 날씨에 신진대사도 떨어져
날씨가 서늘해지면 피부의 신진대사도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지방분비가 줄어 보호막이 없어지고 수분도 증발해 피부가 마른 느낌이 드는 것이다. 피부 건조증의 원인 또한 한의학에선 폐 기능에 둔다. 피부 건조증은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더욱 고통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목욕법이 중요하다.
물은 미지근한 온도가 좋으며 자극이 적은 보습비누를 사용하거나 비누 없이 목욕하는 것이 낫다. 물기는 부드러운 면 수건으로 두드리듯 완전히 닦아내고 3분 내에 오일이나 로션을 발라 수분증발을 막아야 한다. 목욕을 너무 자주 하는 것은 좋지 않고 베이비파우더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호흡 통해 건강 유지한 핵심 장부 ‘폐’
한의학적으로 ‘폐’라는 장부는 24개의 구멍(구조적 구멍이 아닌 기능적인 구멍)이 있다고 표현하며 대자연의 24절기 계절변화에 절묘하게 조율해가면서 호흡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장부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폐는 자연에서 뿜어내는 겨울 한기와 여름 열기에 맞추도록 수백분에 1초를 조율해야 비염에 안 걸리고 기침과 감기에 덜 걸린다. 이는 폐가 인체의 가장 윗부분에 위치한 장부이면서 외부 대자연의 기운을 바로 받아서 우리 몸을 조율하는 생명의 근원이 되는 장부이기 때문이다.
비염, 피부질환 등 가을철 폐 질환엔 ‘청폐약침’
이처럼 폐와 관련된 비염, 피부질환 등에는 ‘청폐약침’을 쓰면 좋다. ‘청폐약침’이란 폐를 맑게 하여 폐기가 주관하는 피부모공과 호흡기계를 보강하는 약침으로 혈기를 보양하는 약침 중에서도 폐를 보강하려는 약침에 속한다.
폐는 자연의 공기에 해당하는 대자연의 기운을 인체가 받아들이는 장부(한의학적용어로 ‘폐주기’로 표현)로서, 청폐약침은 1차적으로 감기와 천식 및 호흡기 질환에 활용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폐는 호흡을 주관할 때 폐호흡 뿐 아니라 피부 모공을 통한 호흡도 주관하게 되는데 이를 한의학적 용어로는 폐주피모(肺主皮毛)라고 표현한다.
추운 날이나 오싹한 날에는 피부의 땀구멍에 닭살이 돋고 털이 쭈뼛하게 서는데 이것도 모두 폐기의 작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땀구멍과 털구멍으로 탁기(몸에 탁한 기운)를 내보내게 되는데 이때 정화되지 못하고 쌓여서 피부에 이상 질환을 유발하게 되는 건선이나 아토피피부염 등에도 청폐약침은 탁월한 반응을 보인다. 청폐약침의 모든 것은 인체 장부의 기능을 좋게 하여 피부와 폐의 기능이 좋아지게 하며, 한의학적인 원리로 만들어진 탁월한 효능을 지닌 약침이다.
이에 대해 연수당한의원 이진선 원장은 “가을철에 자주 접하는 감기라는 이름의 기침과 가슴답답증 등을 통해 생기(生氣)가 주관하는 폐 활동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며 “공해와 탁한 공기 속에서 살고 있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앞으로의 시대는 청폐약침이 더욱 절실해질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폐 건강을 지키며 가을을 보내는 법
1)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 밤이 길어진 가을철, 충분한 수면은 폐의 기를 올려주고 신체 리듬을 원활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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