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가을 수확이 끝나고 농한기가 시작되면 병원마다 관절염 검사와 치료를 받으려는 어르신들로 붐빈다. 시간 여유가 생긴 농촌 어르신들의 상경 치료가 시작되고, 추석을 지내며 고향에서 부모님을 만난 자식들의 도움으로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골관절염은 60세 이상 노인 80%가 앓고 있는 질병으로, 불과 몇 해 전 까지만 하더라도 인공관절 수술에서 기대 수명(한국인 평균 81세)이 얼마 남지 않은 75세 이상 어르신은 초고령자로 인식돼 대다수가 수술을 포기하고 살았다. 하지만 평균 수명과 노인 체력 증가, 고령자 수술의 기술적 문제들이 해소되면서 최근 고령자 인공관절수술이 크게 늘고 있다.

한 관절‧척추 병원 조사 결과, 무릎․엉덩이 인공관절수술 환자 중 과거에는 수술을 하지 않았던 연령층인 7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5명 중 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른세상병원(대표원장 서동원/정형외과 ․ 재활의학과 2개 분야 전문의) 스피드인공관절센터가 최근 3년간 인공관절 수술환자 총 845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당시 연령이 75세 이상인 고령자 비율이 17.4%(147명)에 달했고, 연도별로는 2011년 15.9%(35/220명), 2112년 17%(67/395명), 2013년 8월 현재 19.6%(45/230명)로 해마다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술환자 평균연령은 65.9세였지만, 평균 연령도 해마다 증가 2011년 65세에서 2013년 67.1세로 해마다 연령이 높아지고 있었다. 바른세상병원의 경우 올해 최고령 인공관절 수술환자는 지난 5월 양측 무릎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90세 할머니였고, 수술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86%(726명)로 압도적으로 많다. 수술 부위로는 무릎이 92.8%(784명)로 많고 60.5%(511명)는 양측 무릎을 모두 수술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고령자 인공관절 수술이 늘어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사회변화'와‘노인 체력증가’‘인공관절수술 기술적 발달’이 주요 요인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한다.

인공관절수술은 과거에 통상 3~4시간 걸리던 수술 시간이 1시간 이내로 대폭 짧아졌고, 절개부위도 15~20cm에서 8~10cm로 최소절개로 수술이 가능해졌다. 수술 자체가 빠르고 간단해져 출혈이나 조직손상이 적고 무균수술시스템 등으로 감염 가능성도 거의 사라졌다. 예전처럼 압박강도 350mmHg(통상 혈압의 3배)이나 되는 지혈대를 수술 후에 오랜 기간 감지 않아도(통상 수술 후 1~2일) 돼 근육이 약화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 엉덩이 관절의 경우 과거와 달리 탈구로 인한 재수술 가능성도 희박하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대표원장(정형외과 ‧ 재활의학과 2개 분야 전문의)은 "인공관절 수술이 몰라보게 간단해져 수술 후 부담이 적고 재활 과정도 딱히 필요 없게 됐다" 며 "국소 마취로 수술을 하기 때문에 호흡곤란이나 폐렴 등 합병증 가능성이 극히 적어 고령 어르신들의 수술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고령 어르신들의 체력이 과거에 비해 증가하고 인공관절 수술에 적극적인 인식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뉴 실버 세대라고 불리는 지금의 어르신들은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 질병이 있을 경우 하루를 살더라도 통증 없고 편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특히 관절염의 경우 과거 참고 참다 어쩔 수 없이 치료에 나섰지만, 최근 주변의 수술 성공담과 수술 후 달라진 삶(활동이 왕성해 짐)이 소문나면서 치료 의지와 동기가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강해져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자녀들의 직접 부양을 받지 않는 노인들이 크게 늘면서 스스로 움직이고 일상 활동이 가능하도록 가족이 먼저 나서 관절염 같은 어르신 질환 치료를 적극 돕고 있다.

바른세상병원 이원희 원장은 "대개 75세 이상 고령자들은 평소 제대로 걷지 못하던 주변의 할머니들이 자식들 도움으로 수술을 받고 다리를 똑바로 펴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나서‘나도 해도 되겠다’는 동기와 믿음을 갖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 소개했다.

내과적 문제와 약복용, 양측 동시수술 여부 등 꼼꼼히 살펴야...
고령자일수록 노년기 건강한 관절은 가장 중요한 장수 밑천 중 하나다. 거동이 편하고 잘 움직일 수 있어야 관절질환으로 인한 직접적인 통증 해결은 물론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 도움, 수면장애나 우울증 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관절염 환자들은 우울 정도가 2~3배나 높고 32%가 수면장애를 갖고 있다.

그러나 고령 어르신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내과적인 문제다. 심장 판막을 수술 했거나 부정맥 환자, 혈전 약을 오래 복용한 환자는 피가 멎지 않을 수 있어 수술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 수술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협진이 필요하며, 혈전 약을 복용중인 어르신은 약 처방을 한 전문의와 상의해 투약을 중단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에 나설 때 양측 수술이 필요할 경우 이를 동시에 할 것인지 아니면 따로 할 것인지도 판단해야 한다. 양측 수술이 필요할 경우 과거에는 관례적으로 한쪽 무릎 씩 따로 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가능하면 양측무릎을 한 번에 수술 받는 추세다. 수술 후 전문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면 재활, 간병도 유리하다. 양측을 한 번에 수술할 경우 총 입원일수가 7일 정도 짧아지고 그만큼 수술비 부담도 준다. 입원 기간이 줄면 지병이나 합병증 위험도 낮아진다. 

가족들의 관심사 중 하나인 수술 후 재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이 95%를 결정하기 때문에 퇴원 후 별다른 재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수술만 해 놓으면 나머지 5%는 환자 본인이 일상생활을 그대로 하면서 회복하고 환자 본인이 돌아다니다 보면 저절로 좋아진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