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우울증은 가을이나 겨울에 발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 종합검진센터 김경민 과장(가정의학과전문의)을 통해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여름철 우울증에 대해 알아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빈둥지증후군’과 같은 우울증이 2020년에 인류를 괴롭힐 세계 2위의 질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빈둥지증후군(Empty Nest Syndrome, ENS)은 애정의 보금자리인 가정에 빈 둥지만 남고 자신은 빈껍데기 신세가 되었다는 심리적 불안에서 오는 정신적 질환을 말한다.

자녀에 대한 기대치와 교육열이 높아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모든 것을 자녀에게 쏟아 붓는 우리나라 부모들이 느끼는 빈둥지증후군은 세계 어느 곳보다 정도가 심하다. 여기에 여성의 경우 갱년기를 겪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중년 이후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울린다.

최근 늘고 있는 중⦁장년층의 섭식장애(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도 빈둥지증후군과 무관하지 않다.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 중 40세 이후 환자가 2008년 4,419명에서 2012년 6,010명으로 5년 새 36% 늘었다고 한다. 20, 30대 환자 증가율의 2배에 가깝다. 전체 환자 중 4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46.2% 정도이다. 이는 중•장년층이 겪는 심리적 고통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 계절에만 몸이 나른하거나 쉽게 지치고, 깔리는 기분 등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는 일반적으로 여름보다 겨울에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문제는 여름에 우울증이 잘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선입관으로 사실관계를 떠나 이런 증상을 본인과 주변사람들이 무시할 가능이 높다는 것이다. 뇌기능 장애의 일종인 SAD는 계절성 기분장애, 계절성 감정장애라고도 한다.

열대지방을 벗어나 위도가 높은 곳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름에 더 행복하고 더 활동적이라고 느낀다.

이런 반응이 강한 소수의 사람은 겨울에는 심한 우울증을 여름에는 일정한 정도의 조증을 나타낸다.

우울증은 80%~90%가 완치된다. 우울증은 유병률이 높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반해 1차 진료 영역에서 우울증 환자의 반은 발견이 되지 못하고 있으며, 발견되지 않으면 적절히 치료받을 수 없다.

여름철 우울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일 30분 이상의 신체활동과 운동을 유지하고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몸에 섭취된 탄수화물은 췌장으로부터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며, 이 인슐린은 간과 근육의 아미노산을 혈액으로 보내고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은 뇌혈관 장벽을 통과해서 뇌신경세포에 들어가 세로토닌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 종합검진센터는 성인정신건강평가 분석기기(wise-8000)을 운영하고 있다. 1회에 약 7분~15분이 소요되며, 스트레스-인지-수면-우울증이 함께 검사되고 심리적-사회적-유전적 영향요인이 각각 수치로 표현된다.

이 기기의 검사결과 수치가 40이상이면 우울을 의심하고, 70이상이면 타 병원으로 의료전달을 한다. 다만 우울증의 과거력이 있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신체 증상들, 불안 및 공황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 물질남용 및 만성통증 등이 같이 있는 경우에는 반복해서 검사를 받는 것이 우울증 조기발견을 위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