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간의 일부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수술 3천례의 대기록을 달성하였다. 서구에 비해 뇌사자의 장기기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하고 힘을 쏟은 결과이다.

특히 전체 3,000건의 수술 중 절반이 넘는 1,611건의 수술이 자식이 부모에게 간을 기증해 이루어진 경우로, 최근 효(孝)에 대한 개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부모를 향한 자식의 마음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소장 황신 교수)는 지난 8월 23일 간암으로 아들에게 간이식을 받은 반 모씨(남, 42세)가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세계에서 최초로 생체 간이식 3천례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1994년 12월 서울아산병원이 국내에서 최초로 간이식을 성공한 이래 18년 만에 이루어낸 기록으로, 장기기증이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세계 최초 2대1 간이식(두 사람의 기증자에게서 간의 일부를 떼어내 한 명의 환자에게 이식),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하고 활성화 한 끝에 이루어낸 결실이다.

3천례 분석결과 기증자가 2명인 2대1 간이식 347건을 제외한 2,653건 중 1,466건의 기증자가 자녀로 나타났으며, 친인척으로부터 이식을 받은 경우(463건)와 형제자매로부터 받은 경우(270건), 부모(190건) 등의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347건의 2대1 간이식 중 145건의 수술에서 두 명의 기증자 중 한 명이 자녀로 나타나, 전체 3,000건의 간이식 중 자녀가 부모에게 간을 기증해 수술이 이루어진 경우는 1,611건(1,466건+145건)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전체 3,000건의 수술 중 자녀 기증자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 53.7%를 차지하는 것으로 ‘효심의 나라 대한민국’이라는 명성답게 아직 우리 주변에는 부모를 공경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효자 효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더불어 1,611건의 자녀 기증자에서 아들은 1,214명, 딸은 397명으로 각각 조사되었는데, 남성이 여성에 비해 체격이 큰 만큼 기증할 수 있는 간의 양도 더 많아 기증자로 적합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자녀 중에서

도 아들의 기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률 측면에서도 1주일 이내에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밖에 없어 수술의 성공률이 극히 낮은 환자들을 모두 포함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96%의 성공률을 기록하였다.

황신 장기이식센터 소장은 “생체 간이식 3천례의 기록은 도전과 열정의 정신으로 수술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해 기증자와 수혜자의 영역을 넓혀감으로써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기증자 중 자녀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는 분석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아직 우리 주변에는 가족을 생각하는 효자 효녀가 많은 것 같아 나 역시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1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03건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 매년 100여명이 넘는 해외 의학자가 연수를 오는 등 세계 간이식 수술의 메카로 자리 잡고 있으며, 몽골 정부의 요청으로 생체 간이식 수술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의료 개발도상국을 위한 의료기술 나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