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여성에게 제 2의 심장이라 불리는 자궁. 여성이라면 누구나 자궁건강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특히 빨라지는 초경, 늦어지는 결혼 등으로 20~30대 여성에서 점차 증가하고 있는 자궁내막증은 현대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가임여성 10명 중 1명이 자궁내막증 환자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데다 재발의 위험이 크고, 심지어는 유산과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위가 요구된다. 자궁관련 5대 질환 중 하나인 자궁내막증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산부인과 양윤석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자궁내막증, 불임여성에서 흔히 발생
자궁내막이란 자궁 안에 있는 막을 말하는 것으로,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따라 두꺼워지고 성숙해지면서 임신에 대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자궁내막은 생리를 통해 체외로 배출되며, 정상적인 여성의 경우 자궁내부에만 존재하게 된다. 자궁내막증이란 이런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이외의 조직, 즉 난소, 나팔관, 복막, 복강 등에서 자라는 현상으로, 가임연령의 여성 3∼10%, 불임여성의 25∼35%에서 나타난다.
 

비정상적인 자궁내막조직은 주로 자궁 근처에 발생하지만 멀리 폐나, 심지어는 배꼽 같은 복강 이외의 부분에서 발견되기도 하며, 자궁내막조직의 깊이나 정도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자궁내막증은 불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나팔관, 난소, 복막 등에 점처럼 자궁내막 조직이 생겨 원활한 나팔관 운동을 방해하거나 난소에 유착이 생겨 난포가 터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궁내막증의 발생 원인에 대해 생리가 있을 때, 생리혈의 일부가 나팔관을 통해 복강 내로 역류하여 난소, 복강, 복막 등에 달라붙기 때문이라는 ‘이식설’부터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생긴다는 ‘면역설’까지 다양한 가설이 있다. 하지만 왜 일부 여성만 자궁내막증에 걸리는지에 대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을지대학병원 산부인과 양윤석 교수는 “나이가 많은 미혼 여성이나 빠른 초경 혹은 늦은 폐경 여성,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반면 일찍 결혼해 출산하는 여성에게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병기 진행되어 난소에 물혹으로 나타날 수도
자궁내막증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생리통이나 성교통, 배변시 통증, 부정기적인 질 출혈, 불임 등이 생기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생리통은 생리가 나오기 전에 시작되며, 생리 기간 동안 내내 지속되고 초경 이후 한 번도 빠짐없이 생리통을 겪는 경우도 있으며, 대개 아랫배 양쪽에 통증이 오는데, 염증이 주위조직을 파괴해 통증이 발생한다.
 

정상적인 자궁내막 조직은 임신에 대비하다가 임신이 되지 않을 경우 생리를 통해 배출된다. 자궁내막증을 일으키는 조직 역시 호르몬에 반응하며 정상적인 조직과 같은 생성과 소멸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그 발생위치가 잘못돼 있으므로 정상적인 생리 때 그 자리에서 출혈을 일으키거나, 주위 조직이나 장기를 자극하여 정상적인 골반 기관의 모양이나 기능을 망가뜨리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생리통과 골반통,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자궁내막증의 병기는 크기와 깊이의 정도에 따라 1기에서 4기까지 나뉜다. 초기엔 작고 납작한 점들이 복막의 표면 위로 점점이 존재하거나, 뿌려진 듯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병기가 진행되면 난소에 초콜릿색의 액체를 함유한 물혹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을지대학병원 산부인과 양윤석 교수는 “특히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증은 물혹이 점차 커지면서 난소의 정상조직을 파괴하게 되는데, 이때 치료시기를 놓치면 난소를 살릴 수 없는 경우가 생기고 난소를 살려도 불임 또는 조기 폐경으로 이어지므로 난소가 덜 파괴되었을 때 치료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진단을 위해서는 내진할 때 눌러서 아픈 부위가 있거나, 난소가 커져 있을 경우 또는 자궁이나 난소가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위치에 있을 경우에는 자궁내막증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복강경을 통해 자궁내막증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복강경은 치료도 겸할 수 있는 유용한 치료법이며, 초음파, CT, MRI 등을 이용하거나 피검사를 통해 진단하기도 한다.

복강경 수술, 호르몬 작용제 등 통해 치료
자궁내막증은 향후 임신여부, 자각증상의 정도, 환자 연령, 골밀도, 이전의 치료기록, 합병증, 질환을 앓은 기간 등을 고려해 개개인에 따라 적합한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주로 사용되는 방법은 복강경 수술로, 정확한 진단과 수술이 동시에 가능하고 회복이 빠르며 고통도 덜하기 때문이다. 수술을 통해 난소에 발생한 종양이나 자궁내막이 터지면서 생긴 끈이나 막을 제거하여 골반 안의 기관을 정상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수술과 함께 호르몬 치료를 하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의 호르몬 치료는 일시적으로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를 억제하여 자궁 밖에 존재하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소멸 혹은 위축상태로 만든다. 대표적인 약물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GnRH agonist)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 약제는 뇌하수체에 작용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를 축으로 하는 여성 생식 내분비 체계를 억제함으로써 일시적인 폐경 상태를 만든다.
 

현재 자궁내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예방 및 조기치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따라서 6개월에 한 번 씩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자궁내막증은 생리와 관계가 깊기 때문에 자신의 생리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외에도 하복부를 따뜻하게 해주고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