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의 실험이 끝났다. 시작 할 때의 불안함도, 실패할 것에 대한 두려움도 끝이 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다.

많이 빠졌을 것으로 예상했던 체중은 불과 1.4kg 감량에 그쳤고, 체지방은 1%가 준 것이 전부다. 이번 실험을 주도했던 신권화정 팀장과 피실험자였던 고은미 활동가는 이런 결과에 대해 조금은 실망했다고 한다.

하지만 뭔가 잘 못 된 것은 아니다. 그녀를 검사한 임종한 인하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몸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영양이나 체중 등 여러 요소를 따져봤을 때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임 교수는 “단지 한 달의 설탕 끊기 만으로 미각의 변화, 식생활의 변화, 몸의 변화 등의 변화를 확정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면서도 “이 실험이 남성 중심적인 기준에서 여성의 외모를 재단하기 위한 다이어트 프로그램도 아닐 뿐더러, 설탕의 섭취만을 제한하여 나온 결과로 이 정도 체중이 변화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너무 급격하게 몸무게가 변하면 요요현상이 오기 쉽기 때문에 이번 실험과 같은 방식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설탕 끊기를 실행해서 건강한 체중으로의 변화를 가져와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한 점진적인 체중감량은 요요현상 없이 평생의 체형을 결정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실험을 통해 그녀는 무엇을 얻었고, 그녀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먼저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몸을 학대하지 않는다. 세간의 시선에서, 미디어와 남성 중심적인 체형과 몸매에 대한 시선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워졌다.

음식을 통해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고 성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는 너무 달게 먹고 있다’는 아주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결과는 우리 모두의 불행이기도 하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새로운 식단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 식사하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조금은 불편해졌지만 그녀는 이제 그 식단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권유할 생각이다.

실험이 끝난 지 한 달 가까이 되어가는 사이 그녀는 요가를 시작했고 제주도의 올레길을 걸었다. 아직은 된장 말고는 딱히 밖에서 먹을 음식을 찾기는 어렵지만 대신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드는 일로 즐거움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