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찬바람이 몰아치고 함박눈이 내려도 좀처럼 스타일에 대한 욕심을 놓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부츠는 효자 아이템이다. 다리 전체를 감싸 추위를 막아 주면서도 스커트, 스키니, 레깅스 등과 어우러져 멋스러움과 세련미를 한껏 발산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시간 신다 보면 다리를 조여 오는 압박감과 피로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반복되는 부츠 착용으로 다리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정맥이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를 방치하거나 소홀히 관리했을 경우 근육과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하지정맥류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 판막(valve)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질환이다. 정맥 내 판막은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도록 차단하여 사람의 피가 심장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김으로써 역류되는 혈액과 올라오는 혈액이 충돌해 그 압력으로 정맥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 하지정맥류인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서 있을 때 그 증상을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는데, 푸르거나 검붉은 혈관이 꽈리처럼 꼬불꼬불하게 부풀어 오르며 거미줄 같은 실핏줄이 도드라져, 심하면 지렁이가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걷거나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무겁고 뻐근할 정도로 아프며, 다른 사람보다 쉽게 다리가 붓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리에 쥐가 나는 일이 잦아지며,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증세가 악화될 경우 복사뼈 주변에 궤양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여성호르몬의 변화, 굽 높은 신발, 스키니 진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남성에 비해 여성환자의 비율이 높으며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위험도가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식생활의 변화와 함께 비만으로 인해 정맥이 압박을 받아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하지정맥류 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전이나 호르몬, 임신, 흡연, 간경화, 심장병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에 서울연세병원 조상현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대부분 자연적으로 치료되지 않는 까다로운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악화와 재발을 방치할 수 있다”며 “발생 위치, 정도, 심부정맥 기능 이상 등에 따라 적합한 치료가 필요하며 최근에는 여러 가지 치료법을 적절하게 병행하여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무엇보다 하지정맥류는 예방이 최우선”이라면서 “평소 다리가 자주 붓거나 아픈 경우, 혹은 다리에 묵직함을 느끼거나 쉽게 피로해진다면 하지정맥류 증상을 의심해 보고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오랜 시간 근무하는 경우 한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주고 다리를 꼬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다. 귀가 후 집에서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놓고 스트레칭 하여 낮 동안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부츠를 즐겨 신는 여성의 경우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 틈틈이 부츠를 벗고 발을 쉬게 하면서 발목을 앞 뒤 좌 우로 움직여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것이 좋다. 부츠를 고를 때에는 가급적 지퍼 단추 등이 달려있는 것을 선택해 언제라도 느슨하게 열어둘 수 있도록 한다.

도움말:서울연세병원 조상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