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 근로자의 월급에서 국민연금 기여금이 원천징수 되어도 사업주가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근로자는 꼼짝없이 국민연금 체납자가 된다. 국민연금을 징수 업무를 맡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는 매년 200건 넘게 국민연금 사업주 체납과 관련한 민원이 제기된다. # ○○경찰서는 A사업장을 국민연금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42개월에 걸쳐 4천여만원의 국민연금을 체납한 혐의이다. 하지만 △△지방검찰청△△지청은 사건을 구약식 처분하여 A사업장에는 250만원 벌금 판결 만이 내려졌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국민연금을 납부하지 않아(이하, 국민연금 사업주 체납) 많은 근로자가 국민연금 체납자 신세로 전락하고 있는 가운데,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보건복지위원회)』이 국민연금공단 및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의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기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국민연금 체납 사실을 통보받은 근로자는 약 80만 6,000명에 달한다. 올해 9월까지 국민연금 체납 기간이 가장 긴 10명을 살펴보면 모두 70개월 이상이었고, 최장기간 체납자는 95개월이나 납부가 밀려 있다. 국민연금 최소 가입조건이 120개월임을 감안하면 이 중 약 80%에 해당하는 기간을 체납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민연금 체납 사실은 통보한 사업장은 약 25만 2,000개소이다. 국민연금을 체납한 사업장은 대부분 5인 미만 소규모·영세 사업장으로 파악되지만 국민과 근로자의 시각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부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9월 기준 국민연금을 체납한 사업주의 자산과 보수를 분석한 결과, 자산 순위 상위 10명의 사업주는 모두 2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고 1위 사업주는 약 680억원대의 자산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보수 순위로 보면 상위 10명의 사업주는 월 보수가 모두 1억원 이상이었고, 1위 사업주는 월 13억 7,000만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백억원의 자산을 갖고 있고, 수억원의 월 보수를 받으면서도 직원의 국민연금을 체납하는 사업주가 있다는 의미이다. 더 큰 문제는 국민연금 사업주 체납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사업주 체납으로 인해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줄어드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기여금 개별납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주가 근로자의 국민연금을 체납한 경우 근로자가 기여금 뿐만 아니라 사업주 부담금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납부할 경우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산입해주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하지만 원래 근로자의 월급에서 이미 원천징수됐던 금액을 이중으로 납부하는 셈이고, 사업주 몫까지 추가로 내야하기 때문에 이용률이 매우 낮다. 2021년 기준 국민연금 체납을 통보받은 약 80만 6,000명 중 기여금을 개별납부한 사람은 1,934명, 약 0.24%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체납 통지 금액(1,727억 7,500만원) 대비 개별납부 금액(17억3,200만원)도 겨우 1% 정도이다. 체납 금액을 징수하고 체납 사업주를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실시 중인 제도도 강제력이 없긴 마찬가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은 국민연금 체납 사실을 통지했음에도 납부하지 않은 사업장에 압류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약 16만 7,000개소 사업장에 1조 3,437여억원의 체납액 압류 조치가 실시됐다. 하지만 체납자의 재산 총액이 체납액보다 작거나 국세, 지방세, 임금채권 등 국민연금 채권보다 우선하는 채권이 있는 경우 등에는 징수가 어려운 현실이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은 사업주가 국민연금 체납을 정당화할 사유가 없거나 고의로 미납하는 경우에는 사업주를 형사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조차 큰 성과는 없다. 2017년에서 2021년까지 지난 5년간 형사고발된 567건 중 실제 처벌(실형 및 벌금)로 이어진 사례는 103건에 그쳤다. 34건은 기소유예, 기소중지, 무죄 처분을 받았고, 대다수인 430건은 고발취소, 불송치, 불기소로 마무리 되거나 여전히 수사·재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체납기간과 금액이 각각 1년, 2천만원을 넘는 경우 체납 사업주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하는데, 2021년에는 총 756건의 체납 현황, 737억원의 체납 금액이 공개됐다. 하지만 현행법상 체납 명단은 관보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실제 사업주의 심리적 압박을 이끌어내기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재근 의원은 “지금 제도는 국민들에게 ‘일한 만큼 제대로 연금을 받으려면 스스로 알아서 부도덕한 기업, 부실한 회사를 피해라’라고 말하는 것밖에 안 된다. 똑같이 땀 흘려 일해도 누군가의 노후는 국가와 사회의 안전망에서 벗어나 있다”면서, “고의적·반복적으로 국민연금을 체납하는 사업주를 제재하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고용노동부 등이 머리를 맞대고 모든 국민연금 사업주 체납으로부터 효과적으로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내야 한다. 특히 체납기간이 수십개월에 이르는 장기 체납자는 사례를 분석한 후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