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한약사는 원외탕전실을 이용하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처방전을 받아 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원외탕전실 설치·이용 및 탕전실 공동이용에 관한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 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21일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 한의원이 처방전을 발행하지 않고 약침을 사전조제하고 있다며 종로구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종로보건소 측은 A 한의원이 원외탕전실을 통해 미리 조제해 놓은 약침을 사용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복지부 답변을 근거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로구보건소는 1월 25일 답변을 통해 “A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침은 A 한의원 개설자의 사전조제 지시서에 따라 모두 원외탕전실에서 조제한 것으로 A 한의원 개설자는 환자 진료 후 처방이 필요한 경우 별도의 의약품을 추가하지 않고 원외탕전실에서 조제된 약침액을 이용하여 시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종로구보건소는 “복지부 측에 이에 대해 질의한 결과 약사법 부칙 제 8조에 따라 약침요법은 한방 의료행위이며 약침액은 한방약액 즉, 한약에 해당되어 한의사는 약침약을 환자 치료용으로 직접 조제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대법원(1992. 3. 31. 선고 91도 2329) 판결에서 병원의 사정과 필요에 응하여 의사와의 약속에 의한 사전처방에 의해 장래에 조제할 것을 미리 준비하여 대비한 것이라면 이는 조제의 예비행위 내지 예비조제에 해당한다고 판단, 의사의 지시에 따라 사전에 약제를 미리 준비하는 조제의 예비행위를 인정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법원의 판례 취지 등을 고려해 볼 때 한방의료기관에서 병원의 사정과 필요에 응하여 한의사가 장래에 조제할 약침액을 사전 조제의 요건에 따라 미리 준비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복지부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전의총 측은 ▲한의사가 환자를 진찰 한 후 원외탕전실에 직접 가서 약침을 조제한 적이 없음 ▲한의사가 원외탕전실에 사전 조제를 요청했음 ▲한의사가 원외탕전실에 약침 조제에 관한 처방전을 발행한 적이 없음 등의 이유를 들어 사전 조제의 불법성의 유무가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전의총 측은 “법률적 자문을 한 결과 귀 종로구 보건소에서 ‘사전 조제가 가능하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든 것은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바른 행정 처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종로구 보건소 측에 전달했다. 그러자 복지부는 원외탕전실 지침에서 규정하는 처방전이 조제지시서를 의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로구보건소 측은 2월 12일 답변을 통해 “‘원외탕전실 설치 이용 및 탕전실 공동이용에 관한 지침(이하 원외탕전실 지침)에 따르면 한약사는 그 원외탕전실을 이용하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처방전을 받아 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 경우 처방전의 의미는 조제 형태나 조제약의 사용자, 한의원 등의 상황, 탕전실의 설치 목적을 토대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외탕전실에서 조제하여 지시를 내린 한의사가 받아 사용하는 경우에는 장시간이 소요되는 약침액 준비과정을 고려하여 투약의 편의와 신속 및 경비절감을 위하여 향후 예상되는 처방에 대응하고자 장래에 조제할 약침액을 한의사들이 사전 약속 및 사전 처방에 의하여 미리 준비하는 조제의 예비행위 내지 예비조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약침액은 원외탕전실에서 해당 의료기관으로 전달 된 후 한의사의 관리 감독 하에 보관되었다가 환자에 대한 한의사의 진찰 후 처방에 따라 투약되므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외탕전실 지침에서 규정하는 처방전은 이 경우에 한하여 조제지시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는 것이 복지부 측의 입장이다. 따라서 원외탕전실에서 약침액을 조제하여 한의사가 받아 사용하는 경우라면 일반적인 처방전의 형태가 아닌 탕전실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더라도 탕전실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약제명 및 함량 등이 상호(탕전실과 신청자)가 확인 가능한 경우에는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로구보건소 측은 “따라서 A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침액은 A 한의원의 개설자의 사전약속에 따른 구체적인 사전조제 지시서에 따라 원외탕전실 한약사의 조제로 행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의총은 복지부가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하며 감사원에 ‘한약조제 관리감독 및 한약의 안전성·유효성 검증에서의 복지부 직무유기 감사청구’를 추가로 제기했다. 복지부의 직무유기로 인해 한약 조제와 관련한 불법행위가 만연하고 한약의 안전성 및 효능이 검증되지 않아 국민들이 막대한 건강상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의총은 “이러한 사건은 복지부가 한약 조제와 관련한 불법행위를 단속하거나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 한약을 조제하는 탕전실을 지도점검 하는 등의 관리감독 업무를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며 “한약조제 관련 관리감독과 한약의 안전성·유효성 검증 업무에서의 심각한 직무유기로 국민건강을 위험에 빠뜨린 복지부에 대하여 감사원이 엄중한 감사를 실시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부디 국민들이 효능이 검증된 안전한 한약을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