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지시서로 약침 예비조제 가능한가?" 논란 확산
2016년 03월 23일 17시 50분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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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처데일리]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한의사의 처방전 없이 조제지시서만으로 원외탕전실에서 약침을 미리 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약사는 원외탕전실을 이용하는 의료기관으로부터 처방전을 받아 조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원외탕전실 설치·이용 및 탕전실 공동이용에 관한 지침’(이하 원외탕전실 지침)을 복지부 스스로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17일 청년의사 보도에 따르면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한의원이 처방전도 발행하지 않고 약침을 사전조제하고 있다며 종로구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했다.


종로구보건소는 A한의원이 원외탕전실을 통해 미리 조제해 놓은 약침을 사용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보건복지부 답변을 근거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가 대법원 판례(1992년 3월 31일, 91도2329)를 인용해 “한의사가 장래에 조제할 약침액을 사전 조제 요건에 따라 미리 준비하는 것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대법원 판결에서 병원의 사정과 필요에 응해 의사와의 약속에 의한 사전처방으로 장래에 조제할 것을 미리 준비해 대비한 것이라면 이는 조제의 예비행위 내지 예비조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의사의 지시에 따라 사전에 약제를 미리 준비하는 조제의 예비행위를 인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복지부는 또한 원외탕전실 지침에서 규정하는 처방전이 조제지시서를 의미한다고도 했다.


복지부는 “원외탕전실에서 조제해 지시를 내린 한의사가 받아 사용하는 경우에는 장시간이 소요되는 약침액 준비 과정을 고려해 투약의 편의와 신속 및 경비 절감을 위해 향후 예상되는 처방에 대응하고자 장래에 조제할 약침액을 한의사들의 사전 약속 및 사전 처방에 의해 미리 준비하는 조제의 예비행위 내지 예비조제에 해당한다”며 “이런 약침액은 원외탕전실에서 해당 의료기관으로 전달된 후 한의사의 관리·감독 하에 보관됐다가 환자에 대한 한의사의 진찰 후 처방에 따라 투약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는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원외탕전실 지침에서 규정하는 처방전은 이 경우에 한해 조제지시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따라서 원외탕전실에서 약침액을 조제해 한의사가 받아 사용하는 경우라면 일반적인 처방전의 형태가 아닌 탕전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더라도 탕전실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약제명 및 함량 등이 상호(탕전실과 신청자) 확인 가능한 경우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복지부의 이같은 답변에 따라 종로구보건소는 “A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약침액은 한의원 개설자의 사전약속에 따른 구체적인 사전조제 지시서에 따라 원외탕전실 한약사의 조제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의총은 복지부가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하며 감사원에 ‘한약조제 관리감독 및 한약의 안전성·유효성 검증에서의 복지부 직무유기 감사청구’를 추가로 제기했다.


전의총은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한약을 조제해야 한다는 의료법과 원외탕전실 관련 복지부 지침을 복지부 스스로 무시했다”며 “법에 규정돼 있지도 않은 사전조제지시서를 처방전에 갈음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한 것은 복지부의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월권에 의한 직권남용”이라며 복지부가 근거로 든 대법원 판례에 대해서도 “개인 의원을 비롯한 모든 의료기관에서의 한약 사전조제가 아니라 의료법에 의한 한방병원에서 사전 조제하고자 하는 품목에 대해 의료기관 조제실제지 제조품목 신고서를 관할 기관에 제출해 수리를 받은 경우에만 적용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의총은 “복지부가 한의사의 처방전도 없이 사전조제 지시서만으로 모든 한방의료기관에서 약침의 사전조제가 합법이라고 하고 있다”며 “이는 복지부 한의약정책과가 불법을 조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고 있는 복지부 한의약정책과에 대해 엄중한 감사를 실시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