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왓처 10대 뉴스] ① 발암물질 검출, 엉터리 천연물신약 논란에 입 닫은 식약처
2015년 12월 18일 17시 46분 입력

[왓처데일리] 2015년, 한의계는 또 다시 시끌벅적한 1년을 보냈다. 새해 벽두부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놓고 한의계와 양의계가 서로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는 결국 한의협 회장의 단식투쟁으로 이어졌다. 또한 천연물신약은 ‘엉터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으며 천연물신약을 두고 벌인 대한한의사협회와 식약처 간의 법정공방 2라운드에서는 식약처가 승소했다. 올 한해를 정리하며 한의계를 둘러싼 10대 사건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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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천연물신약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보고서를 통해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사업에 막대한 정부 예산과 건강보험 재정이 지출됐으나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등 안전성·유효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식약처는 지난 2013년 2월 제약업체로부터 천연물신약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검출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같은 해 3월 A 주식회사의 ㄷ등 5개사 6개 의약품을 수거해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6개 의약품 모두에서 벤조피렌 등의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ㄷ의 벤조피렌 검출량(16ppb)은 영국 식품기준청(FSA)의 기준에 따르면 그 노출안전역이 ‘위해 우려를 무시할만한 수준’을 벗어난 상태로, 저감화 등의 적정한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벤조피렌은 인체에 잔류기간도 길고 독성이 강해 장기간 노출 시 생식기에 독성 및 임시 중 기형을 유발하며 최종적으로 암을 생기게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미국 독성물질 및 질병등록국(ATSDR)에서도 위해물질 우선목록으로 등재한 275개 물질 중 8위에 등재된 위험한 발암물질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벤조피렌 검출량이 위해 우려가 낮아 안전하다는 사유를 들어 조속히 저감화 등의 적정조치를 하도록 하지 않았다. 이어 2013년 4월 1일 업체로 하여금 ㄷ에 대해 발암물질 검출시험 실시 및 저감화를 위한 관리방안을 자율적으로 마련하도록 지시만 하는 등 2015년 4월 현재까지 공정개선 등을 통해 저감화 하도록 하는 등의 적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어 감사원 감사가 완료된 이후인 2015년 5월 13일에야 위 업체로 하여금 같은 해 11월 12일까지 ㄷ의 벤조피렌 검출량을 노출안전역이 위해 우려를 무시할 만한 수준 이상 확보될 수 있도록 뒤늦게 지시했다. 그 결과 2015년 5월까지도 ㄷ에서 벤조피렌 등 위해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는 등 발암물질이 검출된 천연물신약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엉터리 천연물신약 논란이 계속되던 가운데 며칠 후에는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의사에게만 부여하도록 한 식약처의 현행 고시가 유효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천연물신약 고시무효 소송에서 “1심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이 일부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1심과 달리 소를 각하한다”며 “1심 판결에서 한의협이 일부 항소한 부분도 기각한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만약 고시가 무효라서 생약제제로 품목허가가 이뤄진 약물에 대한 품목허가가 무효가 된다고 해도 의사들이 해당 약물을 처방할 수 없게 되는 것일 뿐 한의사들이 한방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 이를 처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품목 허가를 받은 생약제제가 실제로는 한방원리에 의해 제조된 것인데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제조된 것이라고 판단해 생약제제로 품목허가처분이 잘못된 것”이라며 “품목허가처분을 다퉈야하는 것이지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제조된 것만을 생약제제라고 규정한 이 고시규정 자체를 다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재판부는 “동물·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된 생약으로 제조된 모든 의약품을 한약제제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한방원리에 따라 배합하여 제조된 의약품만을 한정하여 한약제제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서양의학적 원리에 의해 생약으로 제조된 의약품은 한약제제가 아니어서 한의사가 처방할 수 없는 의약품에 해당하고 이를 생약제제라고 명칭을 부여한 것은 약사법에 근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의협은 지난 2012년 12월 한방 처방을 양약 형태로 개발한 제품을 천연물신약으로 허가하는 식약처 고시를 무효로 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2014년 1월 행정법원이 판결한 1심에서 ‘이 사건 고시는 위법하지만 한의사의 배타적인 사용권한은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해 한의협이 일부 승소를 거둔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