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치료를 계속하는 ‘연명의료’를 중단하고 환자 자신이나 가족의 결정으로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웰다잉(Well-Dying)법이 마련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9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을 통과시키고 입법 작업을 마무리해 국회 법사위로 넘겼다. 웰다잉(연명의료중단)은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의 중단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이른바 안락사나 존엄사와는 다른 개념이다. 법안에 따르면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급속도로 임종(臨終) 단계에 접어든 임종기 환자에 대해 의사 2명 이상이 동의하면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 또 말기암환자에게만 적용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질환 등 다른 말기질환에도 확대 적용하도록 했다. 아울러 임종을 앞둔 환자들에게 연명치료 대신 통증완화·상담 치료를 제공하는 호스피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연명의료에 대한 환자 개인의 결정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웰다잉법’은 환자가 연명치료를 합법적으로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국립연명의료 관리기관에 등록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며 환자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한 기록이 있으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환자의 사전 의사를 확인하지 못할 경우에는 가족과 전문의의 결정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하게 된다. 이러한 ‘웰다잉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함에 따라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연명치료’와 ‘존엄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웰다잉법은 지난 2009년 이른바 ‘김할머니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로 추진됐다. 2008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 모 할머니의 가족들이 김 할머니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시키기 위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은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명치료의 중단이 허용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이는 대법원이 국내 처음으로 존엄사를 인정한 판결이었다. 이후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의료계, 법조계, 종교계 등과 검토에 나섰다. 위원회는 2013년 7월 연명의료 결정 대상 환자, 연명의료의 범위, 환자의 의사 확인 방법 등 환자들이 연명의료에 대하여 올바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특별법 형태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실제 법안으로 만들기까지는 1년여가 걸렸고, 그 사이 국회는 이를 수년째 방치해 왔다. 사회적으로 갑론을박을 거듭하며 입법화를 강행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여야는 올해 ‘웰다잉법’을 다시 발의했지만 상반기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 현안이 끊이질 않으며 법안 심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한편 여야가 이날 복지위에서 웰다잉법을 가결했지만 국회 법사위원회 심사를 추가로 거쳐야하기 때문에 법안은 이르면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공포 2년 후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