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뜬 천연물신약의 꿈] ➀ 3000억 투입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부실 투성이’
2015년 08월 07일 16시 01분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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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처데일리] 정부가 2000년대 초 대한민국을 세계 7대 신약 개발국으로 만들겠다며 3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책정해 수립했던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 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전통의약 지식을 활용해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을 개발해 국내 제약산업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하지만 막대한 정부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신약은 고사하고 제대로된 제품화에도 실패하는가 하면 무리한 보험급여 논란, 발암물질 검출 논란 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사실상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은 실패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국회의 요청으로 감사원이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을 주도했던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정부기관을 상대로 감사를 실시했고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왓처데일리가 감사원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정부의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쳐봤다. <편집자 주>.


천연물신약 사업 파헤쳐보니 ‘엉망진창’
보건복지부가 3000억 원을 투입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이 기초연구부터 신약개발로 이어지는 통합관리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연구결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가 하면 연구개발비가 비효율적으로 투자되는 등 부실 투성이로 나타났다.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사업은 지난 2000년 1월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을 제정하면서 5개년 계획을 세워 전통 의약 지식을 활용해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을 개발하고 궁극적으로 세계적인 신약을 만들어 국내 제약산업의 신성장동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추진되었다.


특히 제품화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3092억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면서 세계적인 신약 탄생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무려 15년이 지난 현재까지 세계적인 신약은 고사하고 해외 허가를 받은 제품도 전무했다. 수천억 원을 투입한 대규모 사업이었지만 연구결과를 활용해 신약을 만들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존재하지 않았고, 신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다.


수천 억 들였지만 제품화 시스템 無
감사원의 천연물신약 개발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천연물신약의 제품화를 위해서는 기초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개발로 이어지는 통합관리체계를 만들어야 함에도 복지부는 이 시스템을 만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스템이었지만 만들지 않음으로서 수천억을 투자한 연구결과를 신약을 만들어야 하는 제약사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제품화로 연결될 수 없었다.


아울러 해외에서는 신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고 있어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시스템이 절실했지만 복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요 추진과제에서 제외시켰다.


투자 효율성 논란도
애초에 기초분야 연구가 부실하게 진행됐으며 원인은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천연물의 유효성분을 찾아내는 기초연구 분야는 제품화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연구이다. 특히 한 과제당 평균 20~3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복지부가 기초연구 분야 208개 과제에 지원한 예산은 1375억 원으로 한 과제당 평균 6.6억원에 불과했다. 평균 소요비용에 훨씬 못 미치는 예산 지원으로 인해 연구결과 자체를 활용할 수 없었다.


또한 해외수출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안전성 및 유효성 관련 부분에는 고작 9000만 원만 지원되는가 하면 208개 기초연구 과제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3개 연구과제에는 기초분야 연구에 지원액 1375억 원의 10%에 해당하는 132억 원만 지원되는 등 학계를 대상으로 산발적, 나눠 주기식의 비효율적인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